3.. 행동주의적 견해
(1) 기본개념
앞서 살펴본 정신분석이론이나 Rogers의 자기이론의 관점에서는 사람의 행동이나 생각이 내면의 요인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가정하였다. 물론 이들 이론에서도 상황에 따라서 사람의 행동이 달라질 수 있음을 인정하고 있으나, 역시 주요한 관심사는 상황보다는 내면의 성격이라고 할 수 있다.
행동주의적 입장에서는 이와는 달리 겉으로 나타나고 객관적으로 관찰될 수 있는 행동과 행동의 학습에 영향을 주는 조건들에 더 큰 관심을 기울인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행동주의적 관점에서는 여러 상황에서 행동에 일관성을 부여하는 개인의 내적 특성이라는 성격개념의 중요성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행동주의적 전통의 핵심인 학습이론에서는 사람의 행동은 모두 같은 원리를 통해서 설명할 수 있다고 가정한다. 고전적 조건화와 조작적 조건화 같은 실험실에서 발견된 학습의 과정들은 우리가 성격의 표현이라고 생각하는 좀더 복잡한 여러 가지 행동들을 설명하는 데도 꼭 같이 적용될 수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자신의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서는 남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도 주저하지 않는 이기적 행동성향은 과거에 그러한 행동을 했을 때 자신이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었던 경험이 반복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반대로 남의 사정을 먼저 생각하는 사려깊은 성격은 그러한 행동이 칭찬받고 높이 평가되는 환경에서 형성된 것으로 해석된다.
행동주의적 입장에서는 성격은 과거 경험에 의해서 학습된 행동성향으로 파악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경험의 중요성을 부인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정신분석이론에서는 어린 시절의 경험에 의해 형성된 성격은 지속적인 영향을 갖는 것으로 보는 것과는 달리, 행동주의 입장에서는 상황이 바뀌어 다른 행동이 강화를 받게 된다면, 과거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행동성향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본다. 얌전하고 착실한 행동이 늘 칭찬받는 환경에서는 그러한 행동을 많이 보이던 사람도, 그 환경을 떠나 대범하고 활발한 행동이 높이 평가되는 환경에 처하게 되면, 새로운 행동성향을 많이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이다.
행동주의 입장에서 주장하는 대로 환경의 변화에 따라 행동이 바뀐다면 사람들에게서 일관성있는 행동성향을 보기 어려울 것이다. 실제로 사람들의 행동이 얼마나 일관성있는가 하는 것에 관해서는 심리학자들간에 큰 논쟁이 있어 왔다. 그 결과, 종전에 성격심리학자들이 가정했던 것 같이 사람들의 행동에 높은 일관성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밝혀졌다. 그러나 대개의 경우 가정 등 우리에게 중요한 환경이 크게 변화하지 않고 유지되는 경우가 많고, 또한 설혹 환경이 갑자기 다른 행동을 강화하기 시작하여도, 오랫동안 강화받아왔던 행동이 쉽게 소거되지는 않을 수 있어, 동일한 행동성향이 오랫동안 지속되는 듯한 인상을 줄 수 있다.
행동이 환경적 요인에 의하여 결정된다고 보는 것은 곧 환경적 조건을 통하여 행동을 통제할 수 있다는 것과 통한다. 이는 곧 부적응적인 행동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바꾸고자 하는 경우 큰 힘이 될 수 있는 중요한 점이 된다.
(2) 행동주의적 견해의 평가
행동주의적 접근에서는 학습의 원리를 통하여 성격이라는 현상을 설명하는 데 새로운 시각을 제공해 주었고, 특히 이전에 간과되었던 상황적 변인에 대한 관심을 새롭게 했으며, 아울러 환경의 조건을 바꿈으로써 행동을 바꿀 수 있는 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공헌을 하였다. 학습이론에 근거를 둔 행동치료의 기법들은 여러 가지 부적응적 행동을 수정하는 데 효과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학습의 단순한 개념을 통해서 사람의 복잡한 심리과정을 설명하는 데에는 역시 무리한 점이 있음을 지적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인간은 생각하고, 계획하고, 상상하는 존재로, 이러한 인지적 측면을 빼어놓고서는 행동을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인간 행동의 학습은 주로 사회적 상황에서 이루어지므로 학습의 사회적 맥락 또한 중요하다고 하겠다. 미국의 심리학자 Rotter, Bandura, Mischel 등은 이러한 사회학습이론의 관점에서 주변의 상황을 해석하고, 자기자신의 능력을 평가하며, 행동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선택하고, 그 수행결과를 평가하는 자기통제체계 등의 인지적 변인들을 행동을 결정하는 중요한 개인내적 변인들로 제시하고 있다.
청소년교육과 교수 송 대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