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담자들에게서 가끔 듣는 질문이다.
옛날 사귀던 사람과 성관계를 가졌는데 결혼을 앞두고 걱정이 된다는 말이다. 이해가 된다.
아직도 한국 남자들이 자신의 성에 대해서는 관대하지만 여성에 대해서는 이율배반적인 태도를 취하는 분위기에서 이런 걱정 이 드는 것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하지만 여성 자신이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더 중요할 것 같다.
남자들의 시각 에 자신을 맞추려다 보면 해결이 되지 않는다.
여성 스스로 확고한 가치가 정립되어 있으면 남자들이 거기에 맞추어 가치관에 변 화를 일으킬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렇게 해야하는 더 중요한 이유는 여성의 문제를 남자들의 가치관에 의해 결정하는 것이 잘못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이 문제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이 무엇일까 ?
여성 스스로 이 문제에 대해 확고한 가치관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이 부분 에 대한 냉철한 이성적 사고가 요구된다.
이러한 가치관을 확립하는 데 필자의 견해가 참고가 되었으면 한다.
처녀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성을 물질적인 것으로 보는 태도에서 비롯한다.
즉, 성은 물질적인 것이기 때문에 더럽혀 질 수 있고, 더럽혀진 것은 나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처녀성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성은 물질적인 것일 까?
물론 그렇지 않다.
성이란 우리 신체의 일부분에 국한되어 존재하는 것이기 아니기 때문이다.
처녀막에다 의미를 두기도 하 지만 처녀막에 성이 존재한다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녀막을 중요시하는 것은 사람들 이 일단 성을 물질적인 것으로 규정짓고 난 다음 성의 존재장소를 구체적으로 찾다보니 처녀막이라는 임의적인 신체부위에다 의 미를 부여하게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성은 정신적인 것이다.
물론 성행동에는 신체가 관여하지만 그 본질은 정신적 현상이라고 이해해야 한다.
마치 어머니가 아이 에게 사랑을 표현할 때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안아주는 등의 신체행동을 하지만 그것을 물질적인 현상으로 보아서는 안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성행동도 신체행동을 포함하지만 그것은 명백히 정신적인 행위다.
그렇다면 과거에 사랑하던 사람과 성관계 를 가졌다는 것이 더럽혀진 것이고 버려진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
그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사랑하는 사람 사이에 정신 적인 행위를 하는 것이 상대방을 더럽히고 버리는 행위가 될 수 없다.
정신이란 더럽혀지거나 파괴될 수 있는 그런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성관계를 갖는다는 것은 말그대로 관계를 맺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사이에 그 사랑하는 감정을 행위의 차원에서 신체 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물론 서로의 관계에 따라 신체표현의 정도는 달라야 한다.
서로 조금 가까운 관계라면 손을 잡는 정도 의 표현을 할테고 좀더 가까운 관계라면 서로 포옹하는 것까지 허용할테고 서로 더 깊이 사랑하는 관계라면 깊은 신체관계로 즉, 성관계로 서로의 감정을 표현할 것이다.
이때 성교를 하지 않더라도 이성에 대한 사랑의 감정을 갖고서 하는 모든 신체행위는 다 성관계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손잡는 것은 허용할 수 있으나 포옹한 것은 안된다거나 혹은 포옹하거나 키스한 것까지는 되지만 그 이상은 안된다거나 하는 말들은 인위적이다.
만일 성교가 나쁘면 손잡는 것도 나쁘고 손잡는 것이 괜찮다면 성교하는 것도 괜찮다고 봐야 한다.
그러면 여기서 성관계에 대해서 다시 중요한 질문을 제기하게 된다. 즉, 성관계는 정신적인 행위이므로 누구하고나 아무하고나 언제나 어떤 정도로 해도 윤리적으로 괜찮은 행동인가 ? 라는 질문이다.
필자의 대답은 아니오다.
그러면 언제 어떤 형태의 그 리고 어느 정도의 성관계가 윤리적으로 정당한가 ? 라고 물을 것이다. 대답은 이렇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그 사랑의 정 도에 비례하는 만큼 서로의 동의하에 하는 성관계는 윤리적이다.
만일 사랑하지도 않는데 성관계를 갖는다면 그것은 비윤리적이 고, 사랑한다하더라도 그 사랑의 정도를 넘어서는 정도로 성관계를 갖는 것도 비윤리적이다.
그리고 어느 한쪽이 원하지 않는 상 황에서 하는 성관계도 비윤리적이다.
그리고 그 행위로 말미암아 타인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행위도 마찬가지로 비윤리적이다.
예컨대, 결혼한 사람이 혼외정사를 하는 것같은 경우다.
결혼전에 가진 성관계가 배우자로부터 비난받을 만한 일인가 ?
만일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서로가 원해서 가진 성관계라 면 비난받을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성관계는 정신적인 행위로서 서로 사랑하는 사람사이에 자연스런 행위이며, 그러한 사랑을 신체적으로 표현한 것이 비윤리적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과거에 다른 사람과 정신적인 행위를 했다고 해서 새로운 사람과 정신적인 관계를 맺는 것이 나쁘다고 말할 근거가 없다.
마치 한 사람과 서로 친해져 밀접한 관계를 갖다가 사이가 멀어지면 관 계가 멀어지고 새로운 친구와 관계를 시작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기 때문이다.
김정규(심리치료와 자신의 발견)
* 제공 : 한국게슈탈트 포럼>상담칼럼 내용중 발췌. (http://www.gestalt.co.kr/index.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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