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치료를 위한 준비
(1) 놀이치료자
1) 놀이치료자의 태도
놀이치료자의 개인적인 철학, 가치, 문화적 배경들은 아동 상담에 영향을 미친다. 치료자의 가치들은 치료자의 반응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데 상담자가 사용하는 어휘나 의사 표현 유형 등에서도 나타날 수 있고 치료자의 옷입는 방법이나 움직임에서도 나타난다. 이러한 영향은 아동이 치료자에게 반응하는 방법들에도 영향을 미친다. 또한 치료자가 갖고 있는 이론적인 관점이 어떠한가에 따라, 치료자가 갖고 있는 기술이 어떠한가에 따라 아동을 대하는 여러 가지 태도나 방법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치료자가 어떤 이론의 상담 기법을 사용하는가 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사용하는 치료자 자신의 인격적 성숙이다.
치료자가 하나의 이론적 틀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가에 대한 논쟁이 가끔 있게 된다. 치료자가 어떤 이론을 가지고 있던 간에 잘 진행되는 상담이나 심리 치료란 새로운 체계적 방법 속에서 아동의 경험을 재조직하도록 도와주는 하나의 체계이다. 그러므로 치료자는 하나의 이론적 틀을 갖고 있어야 한다. 이론적 틀을 가지고 있어야 아동의 어려운 점이 무엇인지 평가할 수 있고 언제, 어떻게 개입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고 개입의 결과에 대한 평가가 가능해진다. 치료자가 이론적 틀을 갖고 있지 않다면 상담하는 아동에 대해 치료자 자신의 사고가 혼란될 수 있으며 특히 아동은 사회적 문제 해결 단계에서 혼동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아동은 자신의 문제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얻지 못하게 된다.
치료자가 일관된 이론적 관점을 갖고 있다면 좀 더 일관된 방법으로 치료 작업을 이끌게 해줄 수 있으며 아동에게 필요한 이해와 감정과 같은 필요한 요소를 분명하게 전달해 줄 수 있다. 치료자 자신의 내적으로 일관된 이론적 관점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치료자 자신의 이론적 토대와 치료자 개인의 철학적 토대를 모두 이해해야만 한다.
이러한 철학적 토대는 인간의 본성에 대한 개인의 믿음이 어떠한가를 생각해 보는데서 출발할 수 있다. 이런 관점은 이론에 따라 문제를 보는 관점을 달리하게 되는데 인본주의자들은 문제의 초점을 개인의 외부에 있다고 보며, 정신분석학적인 관점에서는 개인 내부에 문제의 초점을 둔다. 그러나 행동주의 관점에서는 중립 상태로 보고, 현실 치료자들은 개인의 책임성에 초점을 둔다.
이상과 같이 인간 본성의 믿음에 관한 이론이 모두 다른 관점을 취하고 있으므로 치료자가 정신 병리와 치료적 중재를 개념화하는 방법에도 차이가 있다. 치료자는 인간 본성에 대한 자신의 믿음에 의해 치료를 수행하게 되므로 개인의 인간 본성에 대한 믿음을 이해하여야 하며 가치관을 갖고 있어야 한다.
정신 분석가들은 세상에 대한 아동의 반응보다는 아동의 내적 건강을 더 중요시하므로 아동의 가족, 학교, 사회화 같은 체계에 대해 덜 중요시하게 된다. 한편, 인본주의자들은 치료자는 중간적 입장에서 아동의 욕구와 실제 생활 사이에서 아동을 성장하도록 환경을 조정해 준다.
그러나, 행동주의자들은 아동은 그가 속해 있는 체계의 기대에 맞게 일관성 있게 행동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보고 행동의 학습에 관심을 둔다. 반면, 현실 치료자들은 치료자 자신을 하나의 기관으로 보고 사회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전략을 발달시킬 수 있도록 아동을 도와주어야 한다는 관점이다.
그러나, 치료자의 이론적 관점과는 상관없이 아동은 다양한 체계 속에서 살고 있고 치료하는 동안 아동은 계속 변화되므로 아동의 모든 체계를 고려하여 상담을 하여야 한다.
치료자는 놀이치료를 받으러 온 사람은 아동 자신만이 아니라 아동의 가족이라는 사실에 직면해야 한다. 아동은 상담이나 심리 치료가 끝나면 집으로 돌아가야 하고 가족과 함께 살아야 하므로 아동의 욕구를 가족이라는 체계 속에서 발달시켜야만 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즉, 가족이 아동을 지지해 주고 인내해 줄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러나 아동이 심하게 역기능적이 된다면 아동을 가족으로부터 떨어지게 해야 할 때도 있다. 그러므로 치료자는 아동을 가족의 일원으로 보아야 하기도 하면서 아동 자신의 발달을 위해 환경의 개선에도 신경 써야 한다.
아동들은 자신이 속해 있는 많은 체계에서 갈등을 겪고 어려움을 느낄 때 놀이치료를 받으러 오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놀이치료자는 아동이 생활하는 다양한 체계 안에서의 욕구와 아동 개인의 욕구가 평형을 이루도록 계속적인 노력을 하여야 한다. 아울러 아동이 사회질서 속에서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방법을 배울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또한 치료자의 언어적인 유형도 치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많은 부분에서 언어적인 개입으로 심리적 개입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치료자의 언어적인 의사 소통 유형도 아동의 놀이치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 놀이치료자의 자격과 자질
놀이치료자의 자격은 인간에 대한 전문적 이해 능력을 요구한다. 즉 인간 심리의 역동적 관계(Psychodynamic), 진단(Diagnosis)과 그 밖에 인간을 이해하고 도울 수 있는 심리학적 배경을 요구하며 이에 관련된 학력 및 충분한 임상 경험을 요구한다.
또한 아동은 발달 단계 선상에 놓여 있으므로 아동 치료자는 아동 발달 및 발달 병리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놀이치료자의 자격을 갖추었다 하더라도 인간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태도 못지 않게 상담자 자신의 자아를 끊임없이 성장시키려는 능력과 태도를 요구하므로 상담자로서의 인격적 성숙을 중요한 자질로 꼽고 있다.
Axline은 다음과 같이 놀이치료자가 갖추어야 할 원칙
① 치료자는 어린이와 따뜻하고 친근한 관계를 가능한한 빨리 형성하도록 한다.
② 치료자는 어린이를 있는 그대로 수용한다.
③ 치료자는 어린이가 자신의 감정을 완전히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허용적인
분위기를 조성한다.
④ 치료자는 어린이가 표현하는 감정을 민감하게 느끼고 인정하며, 어린이가 자신의 행동에 대한
통찰력을 갖도록 느낌이나 생각을 반영해 준다.
⑤ 치료자는 어린이가 기회만 주어지면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능력을 갖고 있음을 존중하고 선택의
책임과 변화를 시도할 자유가 어린이에게 있다고 인정한다.
⑥ 치료자는 어떤 방법으로도 어린이의 행동과 대화를 지시하지 않는다.
⑦ 치료자는 치료를 서두르지 않는다. 치료는 점진적인 과정임을 치료자가 인식한다.
⑧ 치료자는 어린이가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는 것은 자신의 책임이라는 것을 알도록 하기 위해서
만 제한을 가한다.
3) 놀이치료자의 역할
놀이치료자란 아동의 삶에서 특별하고 독특한 성인이다. 특별하고 독특하다는 이유는 치료자가 다른 성인과는 크게 다르다는 의미이다. 일반적으로 성인들은 아동에게 지시하고 가르치려고 하지만 놀이치료자는 아동에게 지시하거나 가르치려고 하지 않고 아동이 스스로 자신의 안내를 따를 수 있도록 자유롭게 허용하며 내담 아동이라는 개인에 초점을 맞추어 인간적으로 존중해 주며 반응하기 때문이다. 다음의 예를 보면 아동에게 대하는 치료자의 독특한 반응 형태를 이해할 수 있다.
아 동 : 하늘은 무슨 색으로 칠할까요?
치료자 : 이 방에서는 하늘을 그리고 싶으면 무슨 색이든 네 마음대로 할 수 있어.
아 동 : 글쎄요. 노란색 하늘 어때요? 노란 하늘도 있지요?
치료자 : 하늘을 노란 색으로 칠하고 싶은데 그렇게 해도 되는지 궁금하구나.
아 동 : 네 무슨 색으로 색칠할지 가르쳐 주세요.
치료자 : 내가 네 대신 결정해 주기를 바라는구나. 대부분 어른들이 네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가르쳐 주기 때문에 나도 그렇게 해줄꺼라고 생각하는구나. 그러나 여기서는 무슨 색으로
칠하든 모두 네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어.
아 동 : 난 노란 하늘을 그릴꺼예요. 재미있지요?
이상과 같은 치료자의 반응은 지금까지 아동과 만났던 어떤 성인과도 다른 독특한 반응이다. 독특한 반응을 통해 아동의 스스로 자신을 표현하고 자기 안내를 따라 자신을 성장시킬 것이다. 아동은 이런 치료자의 반응을 통해 치료자를 다른 성인과 차별하게 되고 치료자와 독특한 인간관계를 맺어 간다. 아동은 치료자는 재미있는 사람이라고 인식하게 되며 다른 어른과 나눌 수 없었던 의사 소통을 하게 된다. 이렇게 아동은 놀이치료자를 다른 성인과는 다른 독특한 성인으로 느끼게 되어야 치료적 관계가 시작된다.
놀이치료자가 아동을 수용한다는 것은 아동의 독특함을 인정해 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아동의 감정에 대한 예민함은 아동이 치료자를 독특한 어른으로 여기게 하는 요소이다. 즉 치료자는 아동을 독특한 생각이나 감정, 신념, 아이디어, 욕구, 상상력, 존중받을 만한 사고력을 가진 개인으로 존중한다. 많은 어른들은 아동의 많은 면을 보지 못하고 놓치는데 놀이치료자는 이런 다양한 면을 발견하고 지지해 주는 사람이다. 놀이방 안에서의 시간은 아동에게 집중되며 아동의 감정과 놀이 활동에 순수한 관심이 집중된다. 이렇게 헌신적으로 아동에게 집중된 시간을 투자하는 놀이치료자는 아동에게 특별한 사람이 될 수밖에 없다.
놀이치료자는 아동과 함께 하면서도 아동과 분리될 수 있어야 한다. 아동을 충분히 공감하면서도 아동이 보지 못하는 면, 지각하지 못하는 면을 지각하고 비추어 줄 수 있어야 한다. 감정에 동요되지 않으면서 아동의 감정을 공감할 수 있는 균형 있는 심리적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또한 아동이 무엇이든지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것과는 달리 치료자의 언어와 행동은 매우 신중해야 하며 치료자와 아동이 치료적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효과적인 놀이치료자는 아동이 놀이의 세계로 들어가도록 격려하고 아동이 주도하도록 도우며 아동에게 선택권과 책임을 돌려주는 사람이다. 치료자는 객관적이면서도 폐쇄된 마음이 아니라 개방된 마음을 갖고 있어야 한다. 놀이치료 초심자들 중에는 치료자의 가치관에 어긋나는 행동이나 감정을 아동이 표현 할 때 갈등을 일으키고 불편해 하는 경우들이 있다. 치료자 자신이 평가하고 판단하는 역할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치료자가 아동을 평가하고 비판하지 않음으로써 아동이 스스로 자기 안내를 하는 힘이 커지는 경험을 통해서 치료자도 확신을 갖게 된다.
치료자는 아동이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아동은 지난번 치료 시간의 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변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치료자는 항상 아동이 서 있는 지금의 이 시점에 함께 하고 있어야 한다. 아동이 원하지 않는데 과거의 순간에 대해 탐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아동이 지금 이 순간에 느끼고 경험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바람직한 놀이치료자란 실수를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의 실수를 인정함으로써, 사람의 지각은 부정확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 드려야 한다. 때로는 아동이 치료자에게 한 말이나 행동 때문에 상처를 받는 놀이 치료 초보자들도 있다. 어떤 놀이 치료 초보자는 아동이 치료자 자신의 결점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물을 때 곤란해하고 아동과 심리적 줄다리기를 반복하게 되었다. 즉, 자기 개방에 어려움을 갖은 치료자는 그만큼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에너지를 과도하게 사용하며 심리적으로 불편해 하고 그런 상황에 놓이게 된 원인을 아동의 탓으로 돌리기 때문에 치료적 관계를 그르친다.
유능한 놀이치료자란 개인적으로 안정되어 있으며 개인의 한계를 인식하고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떤 놀이치료자는 아동을 도와주어야 한다는 생각에만 몰입되어 있어 자신이 감당하기에 힘든 아동을 맡고 있다. 그러나 치료자가 다루기에 힘든 정서적 문제를 갖은 아동은 다른 치료자나 다른 기관에 의뢰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치료자는 유머 감각을 갖고 있어야 한다. 치료자가 유머 감각을 갖고 있어야 아동과 함께 즐길 수 있고 어려운 문제를 여유를 갖고 풀어 갈 수 있다. 치료자가 아동을 비웃으면 안되며 아동과 전적으로 함께 즐길 수 있는 유머 감각이 필요하다.
어떤 사람이 치료자가 되는가 하는 질문에는 많은 이야기들이 있지만 대부분 자신의 심리적 어려움의 비중이 컸던 사람들이 자신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매달리다 보니 전문가의 길을 걷게 된다는 이야기가 많다. 특히 아동을 상담하는 사람들은 아동기에 심리적 어려움이 컸던 사람들로 자신의 문제를 극복했을 때 아동치료자가 된다고 한다. 어쨌든 모든 치료자는 연령에 상관없이 자신의 욕구, 동기, 편견, 개인적 갈등, 개인적인 문제, 정서적 갈등에 대한 통찰력을 가져야 한다. 치료자는 자신의 욕구를 아동과의 관계로부터 구분하여 완전히 분리시킬 수는 없다는 것을 인정하여야 한다. 치료자도 인간이기 때문에 개인의 가치나 욕구가 치료자 자신의 일부분이며 따라서 관계의 일부가 된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따라서 치료자의 책임은 자기 이해를 촉진하는 자기 탐색 과정을 가져야 하며 아동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최소화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자기 이해를 돕기 위해서는 개인 치료나 집단치료에 참여할 수 있고 슈퍼비젼을 받을 수도 있다.
Landreth(1991)는 자기 이해를 증진시키기 위한 질문
* 놀이치료에서 충족되는 나의 욕구는 무엇인가?
* 충족되어야 할 나의 욕구는 얼마나 강한 것인가?
* 나는 이 아동을 좋아하는가?
* 나는 이 아동과 함께 있고 싶어하는가?
* 나의 태도와 감정이 이 아동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가?
* 이 아동은 나를 어떻게 지각하는가?
치료자가 자신의 욕구나 갈등, 편견, 정서적 욕구, 개인적인 스트레스, 불안, 자기와 타인에 대한 기대 등을 인식하지 못하는 치료자들은 아동의 이런 측면을 효과적으로 느끼지 못할 것이다. 아동이 치료자를 좋아해 주길 바라는 욕구, 거부에 대한 두려움, 제한 설정에 대한 두려움, 제한 설정에 대한 죄의식, 칭찬 받고 싶은 욕구 등을 치료자가 인식하지 못하면 아동의 탐색과 표현을 제한하며 미묘한 갈등을 일으키게 된다. 치료자가 아동과 함께 놀이방에 들어간다면 치료자의 성격도 함께 들어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치료자의 성격이나 욕구는 치료 과정의 일부가 된다. 이 때 치료자가 자신에 대한 통찰이 있어야 아동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
(2) 놀이치료실
놀이치료에서 놀이치료실은 매우 중요하다. 놀이치료에서 아동에게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소 중에 첫번째로 접하는 것이 놀이치료실의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놀이치료실의 분위기는 허용적인 공간으로 편안한 느낌을 전달해 주는 '어린이만의 공간'이라는 명백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어야 한다. 아이가 놀이치료실에 들어서면 놀이치료실 자체가 너를 위해 만든 곳이니 자유롭게 사용해 달라는 듯한 메시지를 주고 있다고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아동이 친숙한 느낌을 갖도록 놀이방을 꾸미기 위해서는 세심한 주의와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분위기는 놀이방을 처음 만들 때부터 완벽하게 갖출 수는 없다. 시간이 가면서 치료자의 경험이 쌓이면서 점차 편안하고, 유용한 공간으로 발전될 것이다.
놀이치료실은 놀이치료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도록 고안되어야 한다.
놀이치료실은 이론적 배경에 따라 달리 꾸며진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채광, 통풍, 안락하게 느낄 수 있는 분위기 등은 필수적이다.
아동을 위한 놀이치료실의 크기는 개인 치료인지 집단치료인지에 따라 방의 크기가 달라진다. 개인 치료의 경우에는 10×10 feet에서 16×16 feet 사이가 적당하며 집단치료실의 경우에는 15×25 feet 내외가 적당하다. 그러나 5명 이상의 집단이 사용하려면 30×30 feet정도가 적당하다. 이와 같은 크기의 기준들은 안전하게 대근육 활동이 가능하면서도 버려진 느낌이나 고립감이 들지 않도록 배려한 크기이다. 즉 심리적으로 편하게 느끼면서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의 크기를 말한다. 방이 너무 적으면 아동이 자유스럽게 자신을 표현할 수 없고 너무 크면 아동과 치료자 사이를 멀게 느끼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치료실의 목적과 아동의 연령에 따라 크기를 고려하여 정해야 한다.
놀이치료실은 다른 방으로부터 독립된 공간이어야 하고 다른 방에 피해를 주지 않아야 한다. 다른 사무실과는 떨어져 있어야 하고 다른 놀이치료실과도 서로 영향을 덜 받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다른 방들과 거리가 있어야 하며 특히 방음에 신경을 써야 한다. 아이들을 위한 놀이치료실은 어른의 심리치료실과는 다르므로 시끄러운 소리가 들릴 수도 있어 다른 놀이치료실이나 대기자가 기다리는 공간과는 어느 정도 방음이 되어야 한다.
또한 부모가 기다리는 곳에서 아이의 목소리가 들리거나 놀이 장면이 항상 노출된다면 곤란하다. 아이의 부모는 물론 다른 사람이 자신의 행동을 모두 관찰하고 듣고 있다면 아동이 치료자와의 관계 맺기나 비밀을 이야기하는데 장애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놀이치료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부모나 다른 관찰자가 관찰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는 이론적 관점에 따라 다르게 설계될 수 있다. 특히 초기 과정에서 부모와 분리가 힘든 아이나 부모가 놀이치료자의 태도를 모델링하게 하는 기법에서는 관찰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 때도 관찰보다는 심리 치료에 중요한 목적이 있으므로 아동이 허락하지 않으면 밖에서 관찰할 수 없게 설계되어야 한다. 이런 목적을 위해서는 일방경을 설치하고 방 안쪽의 일방경에는 안쪽에서 커튼을 칠 수 있게 하여 아동이 밖에서의 관찰을 원치 않을 때는 스스로 커튼을 칠 수 있게 설계하여 아동을 존중하고 보호해 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놀이치료실의 내부는 가능하면 방음장치를 하는 것이 좋다. 방음장치를 위해서는 특히 천장에 방음 타일을 사용하여 소리가 흡수되도록 하는 것이 좋다. 벽은 더러워지면 쉽게 닦을 수 있는 페인트칠을 하거나 벽지를 바를 수 있다. 그러나 색이 너무 강하지 않아야 하므로 베이지색계열의 부드러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색상이 좋다. 부드러운 색상은 기분 좋은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놀이방의 바닥도 놀이치료이론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아이들이 많이 움직일 수 있는 신체 놀이를 주로 할 수 있는 공간이라면 카펫을 깔아 아동이 다치지 않도록 하는데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그러나 모래나 물을 주로 사용하는 놀이방이라면 청소하기 쉽고 청결을 유지하기에 위생적인 환경을 만들도록 고안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일반적으로는 청소하기 쉽고 가격이 저렴한 리놀륨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치료자에 따라서는 반은 카펫으로 하고 반은 리놀륨을 까는 경우도 있다. 이것은 걱정 없이 몸을 움직이는 놀이를 할 수 있게 하면서도 놀이에 방해가 되지 않기 위함이다. 즉, 카펫이 깔린 부분은 조용한 활동이나 거칠게 뒹구는 놀이를 할 수 있게 돕기 위한 공간이고 리놀륨을 깐 공간은 물이 떨어지거나 모래 등을 놀이에 사용해도 청결에 대한 염려를 덜 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물이 나오는 싱크대가 있으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싱크대가 있으면 모래놀이시 물을 공급받을 수도 있고, 물놀이도 즐길 수 있으며, 그림 그리기나 씻기에 활용할 수도 있다. 수도는 밸브를 너무 많이 열어 놓지 않아야 한다. 물을 틀었을 때 갑자기 물이 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또한 너무 뜨거운 물이 나오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나이가 어리거나 충동적인 아동은 조절 능력이 부족하여 뜨거운 물에 상처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놀이치료실에는 놀이감을 배치할 놀이감 장이나 선반이 필요하다. 대부분 두 벽면은 선반이나 놀이감 장이 차지하게 되는데 튼튼하게 만든 반영구적인 제품이 좋다. 놀이감 장의 높이는 공간의 크기가 가능하다면 아동이 서서 쉽게 꺼낼 수 있는 38인치 정도의 높이가 좋다. 그러나 공간이 허락되지 않아 장난감 장의 높이가 아동의 키에 비해 높게 되면 쉽게 꺼낼 수 있도록 이동이 용이한 의자를 비치하면 도움이 된다.
또한 한 놀이치료실을 사용하는 아동의 나이가 크게 차이가 난다면 필요에 따라 놀이감 장을 재배치할 수 있도록 고안하여야 한다. 나이가 어린 아동들은 나이가 많은 아동들이 사용하는 일부의 놀이 도구는 아동의 발달 단계에 맞지 않아 좌절만 경험하게 한다거나 제대로 사용하지 못해 놀이 도구의 파손이 염려 될 수도 있다. 이런 경우는 놀이감장이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고 문을 닫을 수 있게 설계하여 필요 없는 놀이 도구의 노출을 막는 것이 도움이 된다.
기본적인 집기류로는 1개의 테이블과 몇 개의 의자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한국에는 입식과 좌식이 공존하고 있어 좌식 테이블을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의자를 사용할 경우에는 어른과 아동 모두에게 편한 것이어야 한다. 그러므로 높이가 자유롭게 조절될 수 있어야 한다.
놀이 도구의 배열은 아동이 자유롭게 놀이를 진행할 수 있도록 촉진할 수 있게 배치하여야 한다.
(3) 놀이 도구
아동의 놀이가 아동의 언어를 상징한다면 놀이감은 아동의 단어가 된다. 그러므로 놀이감은 아무것이나 모아 놓은 것이 아니라 충분히 고려하여 선택되어진 것들을 배치하는 것이다. 즉 놀이치료를 촉진할 수 있는 정수된 놀이감이나 놀이 도구들이 필요하다. 이런 놀이감을 비치하기 위해서는 놀이치료자의 놀이감 선택 능력이 필요하다. 놀이감의 선택 능력이야말로 놀이치료자의 이론적 확립과 경험에서 쌓이는 경륜을 나타내는 능력이다. 이렇게 정선된 놀이 도구는 아동을 끌 수 있고 아동이 편하게 느끼도록 배열되어야 한다. 즉 놀이에 참여하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키고 놀이를 촉진할 수 있으며 놀이가 잘 진행되도록 배열되어야 한다.
좋은 놀이감이나 놀이 도구가 되기 위한 질문 (Landreth, 1991).
1) 폭넓은 창의적 표현을 촉진하는 것인가?
2) 폭넓은 정서적 표현을 촉진하는가?
3) 아동의 관심에 알맞은 것인가?
4) 표현이 가능하고 탐색적인 놀이로 촉진시키는가?
5) 언어화하지 않아도 탐색과 표현이 허용되는가?
6) 미리 정해 놓은 틀에 맞지 않아도 성공하도록 허용되는가?
7) 활동적인 것을 고려할 때 튼튼한가?
놀이감과 놀이 도구는 이상과 같은 합리적인 기준에 적합하게 준비되어야 한다. 특히 아동들의 발달 수준을 인지하고 그들의 놀이와 활동을 촉진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야 한다. 놀이감이나 도구는 아동들이 자신을 표현하는데 복잡하지 않고 쉽게 좌절감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되어야 한다.
놀이감과 놀이 도구 놀이치료의 목적을 성취할 수 있는 것으로 놀이치료의 이론적 근거와 일치되는 범위 내에서 주의 깊게 선택되어야 한다. 그러나 모든 놀이 도구가 자동적으로 아동의 욕구, 감정, 경험을 표현하도록 촉진하는 것은 아니다. 아동들의 놀이 활동에서 사용하는 놀이감과 놀이 도구는 아동과 놀이치료자가 서로 대화하도록 도와준다. 그러므로 놀이치료에서의 놀이감과 놀이 도구 7가지 필수 요건을 용이하게 하는 것들로 선택해야 한다. 즉, 아동과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 폭넓은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것, 실생활 경험을 탐색할 수 있는 것, 제한점에 대한 현실 검증이 가능한 것, 긍정적인 자기상을 발달시킬 수 있는 것, 자기 이해를 발달시킬 수 있는 것, 자기 통제력을 발달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 등이 필요하다.
* 아동과 긍정적인 관계 맺기를 돕는 놀이 도구
아동과 놀이치료자와의 관계를 증진시키기 위해서는 아동이 의사소통을 자유롭게 하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아동이 자유롭게 의사 소통하도록 돕기 위해 가족인형을 사용하면 가족간의 주제를 보다 잘 표현할 수 있고 아울러 치료자가 정확하게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므로 의사소통을 도울 수 있다. 의사소통을 촉진하면 아동과 치료자가 보다 빨리 긍정적인 관계를 맺는데 도움이 된다. 또한 나무블럭을 부딪히며 자동차 충돌을 표현하기보다는 바퀴가 있어 구를 수 있는 자동차로 충돌하는 것이 의사소통을 분명하게 해주어 도움이 된다.
이렇게 아동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쉽게 실제와 유사하게 표현할 수 있는 매체들은 아동과 긍정적 관계 맺기를 촉진시킬 수 있다.
* 폭넓은 감정 표현을 가능하게 하는 것
퍼펫과 같은 놀이감은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 아동 자신이 자신의 감정이라고 직접적으로 들어내기는 쉽지 않으나 퍼펫을 사용하면 보다 효과적이다. 아동이 자신의 이야기라고 하지 않고도 퍼펫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어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퍼펫이 나타내는 감정은 아동 자신의 감정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방어없이 감정을 드러내는데 성공적이다. 특히 두려움 없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안전한 길을 제공할 수 있어 효과적인 놀이감이 될 수 있다.
* 실생활 경험을 탐색할 수 있는 놀이감
아동이 놀이에서 실생활의 경험을 치료자에게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이런 경험을 수용받고 이해받는다는 느낌을 갖는 것은 유익하다. 또한 실생활의 이런 경험들을 놀이를 통해 잘 조정하는 것은 놀이치료과정에서 필요한 일이므로 실생활을 표현할 수 있는 놀이감들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병원놀이를 할 수 있는 놀이감들은 경험을 재연하고 감정 표현과 자아 통제 능력간의 균형을 유지하게 하는 좋은 놀이감이 된다.
* 제한점에 대한 현실 검증이 가능한 것
다트던지기와 같은 놀이감은 아동의 공격성을 표출하게 하고 허용되는 것과 허용되지 않는 한계를 검증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놀이감이다. 제한점의 검증은 아동과 치료자의 관계에서 아동이 지켜야 할 한계가 어디인지를 알려 주는 계기가 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아동은 자신의 감정은 자유롭게 표현하지만 할 수 있는 행동과 해서는 안되는 행동의 한계를 검증하게 된다.
* 긍정적 자기상의 발달을 돕는 것
놀이치료를 받는 많은 아동들은 빈약한 자기상을 갖고 있다. 그러므로 아동이 놀이치료실에서 자신이 스스로 할 수 있다는 감정을 쉽게 느낄 수 있는 놀이감은 긍정적인 자기상의 발달에 도움이 된다. 간단하며 쉽게 완성할 수 있는 놀이감들은 아동에게 자신감을 심어 주는 기회를 제공한다.
* 자기 이해를 발달시킬 수 있는 것
아동의 자기이해는 놀이치료자와 아동간의 허용적인 관계형성을 제공하는 상호작용을 통해 발달된다. 아동들은 놀이치료 과정에서 부정적인 감정들을 표현하게 되는데, 이 때, 치료자의 수용적인 태도를 통해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이런 부정적인 감정을 bop bag등을 통해 표현하며 수용적인 치료자와의 관계를 통해 자기 이해를 발달시킨다.
* 자기 통제력 발달을 돕는 것
자기 통제력의 발달이란 아동이 성인의 지도나 개입 없이도 아동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는 책임감의 발달을 말한다. 이런 매체로 모래를 들 수 있다. 모래는 자아통제력을 발달시킬 뿐만 아니라 제한을 지켜야 하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에 감정 표현과 자기 통제를 동시에 해야 하는 탁월한 매체가 된다.
좋은 놀이감을 갖춘 놀이방이란 실생활을 표현할 수 있는 놀이감, 공격성을 표출할 수 있는 놀이감, 창조적인 표현이 가능한 놀이감, 정서적 해소를 할 수 있는 놀이감들이 구비되어 있어야 한다. 그러나 구체적인 놀이감의 내용은 이론적 관점과 아동의 발달 정도에 따라 달리 준비되어야 한다.
놀이 도구로는 모래 상자를 준비하면 유용한데 가능한한 뚜껑이 있으면 더욱 좋다. 미술 재료는 성인이나 아동 모두에게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는 도구들이다. 또한 재료도 회화에서부터 부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재료를 준비할 수 있고 자발적인 표현을 할 수 있는 적합한 도구가 되도록 준비해 주어야 한다. 그 밖의 도구는 심리학적 이론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다. 정신분석 입장에서는 치료에서 상징적인 의미를 줄 수 있는 장난감을 선택하여 주며 분석적 입장에서는 보다 많은 상징적인 도구들을 준비하려고 노력한다. 아동 중심 놀이 치료에서는 놀이 도구보다는 아동과 치료자의 관계를 중요시하면서도 아동이 자신을 표출할 수 있는 다양한 도구들을 준비해 준다. 이 밖에도 다른 준비물들은 치료의 이론에 따라 준비를 하게 된다. 즉 이론적인 입장에 따라 상담 도구의 내용이나 양은 달라진다.
그러나 심리 치료의 도구는 내담자의 발달 수준에 맞게 구비해야 하며 욕구와 흥미를 반영할 수 있게 준비해 주어야 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 발달 단계에 따른 준비
I 수준의 아동 (0-2세)
아동의 양육과 감각 기능을 자극할 수 있는 놀이감이 좋다.
우윳병, 아기 담요, 아기 파우더와 로션, 손인형, 봉제완구, 속이 빈 상자, 음악적인 도구, 공, 블럭 등 아동의 주의를 끌며 치료자와 상호 작용할 수 있는 놀이 도구 도움이 된다. 이 시기의 아동에게는 미술 재료는 유용하지 않지만 감각 운동을 즐길 수 있는 휭거페인팅이나 고무찰흙 등의 미술재료는 도움이 된다.
II 수준의 아동 (2-6세)
이 시기의 아동에게는 상상 놀이를 할 수 있는 놀이감이 중요하다. 아동은 상담초기에는 가상의 활동의 중심에 자신을 포함시키기 때문에 상상놀이를 통해 자신을 표현할 수 있도록 역할 놀이나 상상 놀이를 할 수 있는 도구들이 놀이감으로 준비되어야 한다. 실제모형물 뿐만 아니라 상호 작용할 수 있는 장난감이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1) 상호작용을 촉진시키는 가상놀이감
* 장난감 전화
어린 아동인 경우에 장난감 전화기를 사용할 수 있는데 장난감 전화기보다는 치료자와 아동이 실제로 통화를 할 수 있는 실제 전화기를 연결하여 놀이감으로 이용할 수 있다. 아동들은 직접하기 힘든 이야기를 놀이감인 장난감을 통해서는 보다 쉽게 할 수 있으므로 도움이 된다. 또한 현재 놀이방에 없는 사람도 불러내 이야기에 끼여들게 할 수도 있어 도움이 된다. 특히 즐겁지 않은 내용을 치료자가 이야기하려고 할 때도 접근을 쉽게 하는 도구가 된다.
* 장난감 그릇과 음식
유아기 이후 수준에서 양육에 관한 탐색을 하는 좋은 도구가 된다. 이때 고무찰흙과 함께 이용하면 다양한 음식을 만들 수 있어서 좋다. 특히 먹는 것과 관련된 문제를 갖고 있는 아동이나 학대받거나 유기의 경험이 있는 아동들은 음식 놀이가 많이 나타나기도 하고 치료적으로도 유용하다. 대부분의 기본적 욕구 충족에 대해 걱정을 갖고 있는 아동들은 음식 놀이가 빈번하며 치료적으로도 중요하다.
* 아동에게 적합한 크기의 가정 용구
아동이 음식 놀이를 즐기기 위해서는 가정 용구들이 도움이 된다. 이런 도구들은 실제의 가정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을 재연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 아동이 친숙한 다른 장면을 꾸밀 수 있는 장비
사무실, 유치원, 학교, 병원 등의 장면을 꾸밀 수 있는 도구들이 놀이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특히 아동의 심리적 상처가 된 경험과 관련이 있는 장면을 재연하는데 도움이 된다.
2) 무대 의상
아동들이 상상 놀이를 촉진하기 위해 무대의상이 활용될 수 있다. 역할 놀이는 하나의 치료적 매체가 될 수 있다. 즉 실제의 인물뿐만 아니라 공주, 왕자, 괴물, 천사, 동물, 영웅 등 상상 속의 인물이 될 수 있어 상상 놀이의 중요한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무대의상의 이용을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 이유는 의상이란 다른 사람이 되게 하기 때문에 실제의 아동에서 벗어날 수 있어 오히려 염려된다고 보는 견해다. 예를 들면 아동이 군인 옷을 입으면 이미 아동 자신이 아니라 놀이에서는 군인이 되는 것이므로 군인처럼 파괴적인 행동을 할 때 제한을 어떻게 할 지에 대해 어려움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군인 옷을 입은 아동에게 제한을 줄 때 군인에게 제한을 한 것인지, 아니면 아동 자신에게 제한을 하고 있는 것인지 모호하기 때문에 상당히 어렵다고 본다. 실제로 군인 옷을 입은 아동은 치료자를 신체적으로 공격하려고 하기도 하고 군인이기 때문에 치료자의 말을 들을 필요가 없다고 단정하고 행동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무대의상의 활용은 아동이 얼마나 현실감을 갖고 있는지 정신적으로 장애가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신중하게 고려하여야 한다.
3) 미술 재료
II 수준의 아동들은 미술 재료를 상당히 즐긴다. 그러나 미술 재료의 선호에서는 아동의 나이에 따라 상당히 다르게 나타난다. 2세에서 4세 수준의 아동들은 감각적인 재질을 더 좋아하고 4세에서 6세 사이의 아동들은 자신의 내부 세계와 외부 세계를 이차원적, 삼차원적으로 표현하기를 좋아한다. 나이와 상관없이 좋은 재료란 최소한의 좌절을 경험하면서 자신이 최선을 다해 작업할 수 있는 재질이 좋다. 이 시기의 아동들은 싸인펜과 같이 쉽게 다룰 수 있는 것이 좋으며 종이 크기는 너무 작으면 좋지 않다. 이 시기의 아동들은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기에는 어려움을 느끼므로 재료로 적절하지 않다. 그러나 이젤에 수성 물감으로 짧은 시간에 쉽게 그릴 수 있게 준비하면 도움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수채화 그림은 상당한 기술을 요구하므로 아이가 쉽게 좌절할 수 있어 보다 큰 아이에게만 적합하다고 본다.
아동이 삼차원적인 미술 재료로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점토나 고무찰흙 등을 들 수 있다. 아동들이 색칠 공부하는 구조화된 노트는 일반적으로는 유용하지 않다. 그러나 성적 학대나 신체적 학대를 당한 아동들에게는 특별히 제작한 색칠 노트를 유용하게 활용할 수도 있다.
III 수준의 아동(6-11세)
일반적으로 이 시기는 실제와 환상을 잘 구별할 수 있는 시기이다. 이 시기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수준이므로 이런 사고적인 특성 때문에 상상 놀이가 진행되는데 방해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놀이방 안에서는 II수준의 아동기보다 더 다양한 장난감을 갖고 더 능동적으로 상상 놀이를 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이런 사고적 특성에 맞는 상상 놀이를 돕기 위해서는 실제모형물이 필요하다. 아동들은 모형물로 자신의 생각이나 자신의 세계를 나타내게 된다.
1) 모형물
모형물은 단단하고 튼튼하며 다양한 특성을 나타낼 수 있어야 한다. 인물들은 다양한 특성을 나타내야 하고 전통적인 모습도 갖추어야 한다. 각종 자연물, 교통 수단, 동식물, 전설적인 장면이나 동화를 꾸밀 수 있는 것, 구조물, 가제 도구, 일상생활 용품, 집 전쟁 도구 등 다양한 작은 모형물들이 필요하다. 모형물은 지나치게 정형화 된 것보다는 변형이 가능하고 아동이 꾸미고 싶은 장면을 잘 투사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2) 미술 재료
이 시기의 아동들은 자신의 세계나 혹은 상상의 세계를 실제적으로 묘사할 수 있는 재질을 더 좋아하는 특성이 있다. 그러므로 용지도 너무 크지 말아야 하며 흰색 종이가 좋다. 크레용보다는 싸인펜이나 강렬한 형광펜을 좋아하지만 후반기로 갈수록 강렬한 색은 비실제적인 색이라고 간주해 덜 좋아하게 되고 색연필로 그림 그리기를 좋아한다.
물감은 여전히 어려운 도구이므로 선별하여 제공해야 한다. 고학년으로 갈수록 점토 놀이에서도 고무찰흙보다는 진짜 흙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3) 기타 도구들
아동의 놀이 도구 중에는 치료적 상황에서는 별로 유용하지 않은 것들이 있다. III수준 후반기의 아동들은 조립하는 놀이감을 좋아하지만 치료적으로는 별로 유용하지 않다. 대부분 보고 만지는 것이므로 만들기 자체에 빠지게 되므로 아동의 내면세계를 다루어야 하는 치료 작업에는 방해가 되고 오히려 치료자와의 관계에서 회피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으므로 유용하지 않다. 그 대신 상호작용을 촉진하거나 아동의 감정이나 생각을 다룰 수 있는 게임이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게임도 너무 많은 사고를 요하기보다는 쉽게 끝날 수 있는 단순한 게임들이면서 치료적 가치가 있는 것이 좋다. 또한 아동의 사회 적응 기술을 발달시키는데 도움이 되는 사회화 게임들은 매우 유용하다. 그러나 게임에 임할 때는 게임의 승패보다는 과정에 초점을 두어야 하며 아이가 속임수를 쓰는 것을 허용해서는 안된다.
IV 수준의 아동(11세이후)
이 시기의 아동은 청소년기로서 자신과 남을 비교하는 인지 능력이 있고 자의식이 또래들의 기준이나 기대에 맞추려는 동조 경향이 높은 시기이다. 성인처럼 보여야 한다는 사회적 압력을 받게 되므로 놀이 도구도 어른스러운 것을 좋아하고 장난감을 유치하다고 보는 경향이 있다.
1) 모형물
이 시기의 초기에는 놀이방에서 안전감을 느끼면 모형물을 사용하여 상상 놀이를 즐기기도 한다. 즐겁게 이런 놀이에 참여 할 수 있는 것은 전에 놀던 장난감이라도 좀 더 새로운 방법으로 복잡하게 놀 수 있도록 인지가 발달되었기 때문이며 아직 아동기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스스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스스로 아동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경우에는 언어로만 상담을 하려고 하고 모형물들을 싫어하기도 한다.
이런 특성 때문에 사춘기의 아동들과 상담을 할 때는 손으로 무엇인가 만들면서 대화를 할 수 있는 단순한 장난감들이 유용할 수도 있다. 레고나 조립을 하면서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아이의 수준보다 한 단계 낮은 것이 좋다. 그래야 아동이 만드는데 정신을 팔려서 대화에 방해가 되는 일을 줄일 수 있다.
2) 미술 재료
이 시기에는 미술 재료에 대한 흥미는 극적으로 떨어지는 시기이다. 이유는 아동이 남과 비교하는 능력이 향상되기 때문에 자신의 작품에 대한 비판이 두려워 피하는 특성이 있다. 그러나 미술에 재능이 있는 아동은 이런 특성 때문에 오히려 치료적 효과가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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