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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아이와 대화하고 싶은데 잔소리로 여기고 피하려고만 한다면?

우야씨의 일상 2010. 5. 26. 16:14
[송지희의 부모力 특강] (18) 아이와 대화하고 싶은데 잔소리로 여기고 피하려고만 한다면?
▲ 일러스트 한규하
“초등학교 6학년인 제 아들은 이유도 없이 신경질과 짜증을 부립니다. 제가 조금만 말을 길게 하면 잔소리로 생각하고 들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집에 오면 별로 말을 하지 않고 저를 피하려고 하기도 합니다. 학교가 끝나면 곧바로 집으로 오지 않고 친구와 시간을 보내다가 들어옵니다. 집보다 친구가 더 좋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어떻게 하면 아이의 마음을 열게 하는 대화를 할 수 있을까요?”

 
비판보단 공감하려 해야


부모는 아이를 가르치기 위해 이것저것 해주고 싶은 말이 많다. 그런데 아이가 부모의 말을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가르침이 아니라 잔소리로만 받아들인다면 부모가 해주는 말은 공허한 에너지 낭비가 되고 부모는 자녀와의 소통이 힘들어진다. 아이가 부모의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는 이유는 부모가 자녀에 대해 비판적이고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대화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자녀와 대화를 나누는 것은 아이를 부모 뜻대로 설득하거나 조종하는 게 아니다. 부모가 대화를 통해 자녀를 훈계하고 충고하려고 하면 아이는 부모와의 대화를 피하려고 한다.
대화란 “네 마음이 그렇구나, 엄마 아빠 마음은 이렇거든” 하면서 서로의 마음을 나누고 이해하는 것이다. 비판적인 생각이나 부모의 판단을 내려놓고 아이의 마음을 들어주고 부모의 마음을 전하는 것이 좋다. 아이를 가르치려는 의도로 말을 하기에 앞서 아이의 말을 우선 충분히 들어주자. 누군가 나의 말을 비판 없이 들어준다면 우리는 그 사람을 무척 친밀하게 느낀다. 굳이 말하라고 요구하지 않아도 그 사람에게 내 마음을 터놓고 싶어진다. 부모가 자녀에게 편안한 존재가 돼야 아이는 어떤 일이든 부모에게 다가와 얘기하고 싶어진다.

아이들은 친구 문제, 성적, 학교 생활 등 많은 갈등과 고민을 안고 있다. 그래서 마음이 무겁고 혼란스러울 때가 많다. 흙탕물이 잔뜩 고인 것처럼 마음속이 혼탁하다. 부정적 감정으로 꽉 찬 자녀의 마음에 부모의 말은 녹아들지 않는다. 흙탕물이 가득 차 있는데 맑은 물이 들어갈 리 없다. 성급하게 자녀를 훈계하려는 마음을 내려놓고 아이의 말을 충분히 들으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단, 아이의 말을 들을 땐 비판적 태도가 아니라 자녀의 입장을 공감하며 듣는다.

사춘기 아이는 부모의 통제를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부모는 그런 아이가 때로 밉게 느껴진다. 그러나 아이가 자신의 행동을 조절하고 분별력을 갖게 하려면 부모가 자녀와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아이에게 잔소리 대신 부모의 마음을 진솔하게 표현하는 방법으로 대화를 하자. 다음의 4단계를 참조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4단계로 표현하는 자녀와의 대화법

첫째, 관찰로 말한다. 아이와 대화를 시작할 땐 관찰한 사실만을 말하는 게 중요하다. 아이가 학교에서 늦게 돌아왔을 때 “왜 이렇게 늦었어?”라고 말하면 아이는 부모가 자신을 비판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방어적 태도를 취하거나 변명하고 둘러대려고 한다. 비판적인 말 대신 객관적으로 관찰한 사실을 이야기한다면 어떨까.

예컨대 “지금 5시30분이야”란 말 속엔 부모의 감정이 섞여 있지 않다. 아이는 부모가 자신을 추궁하거나 비판한다고 여기지 않기 때문에 집에 늦게 돌아온 이유를 솔직하게 말할 것이다. 관찰한 것, 객관적인 사실만을 말하면 아이는 부모에 대해 반감을 갖지 않으며 자신의 행동을 잘 인식할 수 있게 된다. 

둘째, 부모의 감정을 말한다. 아이가 학교에서 늦게 돌아올 때 부모의 마음은 어떤가? 혹시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닌지 걱정이 될 것이다. 화부터 내는 대신 걱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해 보자. “지금이 몇 시니?” “어디 갔다 이제 오는 거야?” 등의 말로 화를 내면 아이는 부모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다. 오히려 부모의 화는 아이에게 또 다른 분노를 심어준다.

“네가 집에 오지 않아 엄마는 걱정했어. 연락이 안돼서 혹시 무슨 일이 생겼나 답답했거든”과 같이 부모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면 아이는 부모 마음을 이해하게 된다. 그 후엔 부모가 자신을 ‘혼내는’ 게 아니라 ‘걱정하고 염려한’ 거란 사실을 깨닫는다. 그런 아이는 부모를 더욱 친밀하고 가깝게 느끼게 되고 다음엔 부모를 걱정시키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된다. 

셋째, 부모가 바라는 걸 말한다. 부모가 걱정하는 이유는 바라는 게 있기 때문이다. 늦게 들어오는 자녀에 대해 부모가 바라는 건 ‘안전’이다. 아이의 안전을 확인할 수 없어 걱정이 되고 불안해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부모는 자녀에게 자신이 바라는 걸 구체적으로 표현할 필요가 있다. “엄마는 네가 안전하게 집에 돌아오기를 바란다”라고 말해주면 아이는 부모가 자신을 혼내려는 게 아니라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부모가 자신의 바람을 자주, 잘 표현하면 아이도 부모를 닮아간다. 사람은 살아있는 감정의 동물이기 때문에 필요로 하고 바라는 게 있기 마련이다. 그게 바로 욕구다. 욕구가 적절히 해소돼야 우리는 긍정적 감정을 느낄 수 있다. 자녀가 미워지거나 불편한 감정이 든다면 먼저 부모 자신이 바라는 게 무엇인지 들여다보자. 그 해답이 나오면 아이와 보다 발전적으로 대화의 실마리를 풀어나갈 수 있다.

넷째, 구체적 행동을 부탁하고 요청한다. 말에서 그치지 않고 아이가 해주길 바라는 행동을 구체적으로 부탁한다. 부탁은 강요가 아니다. “이렇게 해”라고 명령하거나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게 아니라 “이렇게 해주겠니?”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부탁하고 요청할 땐 막연하게 말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당장이라도 행동으로 옮길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말해야 한다. 이때 유의할 점은 “하지 마라” 같은 부정적 행동보다는 긍정적 행동을 주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업 끝나면 곧바로 집에 왔으면 해” “늦어지면 엄마한테 전화해 주겠니?” “늦어도 5시까진 집에 왔으면 좋겠구나” 등이 그 예다. 


부모력 업그레이드  Tip

자녀와 진솔하게 대화하길 원한다면 이렇게 해보세요!  


1. 비판적 말 대신 ‘관찰한 사실’만을 말한다.

TV를 보고 있는 아이에게 “TV 좀 그만 볼 수 없니?” 대신 “TV 본 지 1시간이 지났어”라고 말한다. 아침에 잘 못 일어나는 아이에겐 “넌 왜 이렇게 게으르니?”라고 말하는 대신 “지금 8시 넘었는데”라고 말해보자.

 
2. 자녀의 행동에 대한 감정을 솔직히 말한다. 

“네가 TV를 계속 보면 숙제를 못할까 봐 걱정이 돼” “우리 아들 늦잠 자서 지각생 되는 것 엄만 싫거든” 같은 표현은 자녀의 반발감을 누그러뜨리는 데 효과적이다.
 

3. 무작정 비난하는 대신 바라는 바를 구체적으로 얘기한다.

컴퓨터 게임을 너무 좋아하는 아이라면 “엄마랑 정한 게임 시간을 지켜야지”라고 말한다. 그래도 말을 안 들으면 “엄만 네가 엄마와의 약속을 지켜줬으면 해”라고 덧붙인다. 

 
4. 추상적이고 막연한 주문 대신 ‘지금 할 수 있는’ 구체적 행동을 부탁한다.

“이제 TV를 끄고 숙제해야 할 시간이네” “학교에 지각하지 않으려면 지금 일어나야 해” 등과 같이 지금 당장 해야 하는 일이 뭔지 구체적으로 지시한다. “조금만 더 보고 TV 꺼” “네가 알아서 일어나” 같은 말을 자녀가 알아들으리라 기대하는 건 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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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모교육 전문가·‘명품자녀로 키우는 부모력’ 저자
 
출처: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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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풍경하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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