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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훈계의 기술 `샌드위치 기법`

우야씨의 일상 2010. 5. 20. 10:03

[안영은의 즐거운 육아 편지] 훈계의 기술 '샌드위치 기법'

조선일보 | MBC '뽀뽀뽀' 작가

 

 

필자가 맡은 프로그램에 엄마와 함께하는 퀴즈코너가 신설되면서부터, 녹화가 있는 날이면 목이 바짝바짝 타고, 피가 마른다. 평소 유아에게 인지적인 문제를 풀어 일등을 가리는 퀴즈형식에 적지 않은 불만을 가졌던 차에, 일등이 없는 퀴즈 프로그램, 엄마랑 함께하는 즐거움에 의의를 두는 퀴즈코너를 만들면 어떨까 하는 산뜻한 기획의도로 출발했다. 세상 모든 일이 계획대로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드디어 두근두근 첫 녹화가 있는 날! 기대는 와르르 무너지고 녹화장은 완전히 북새통이다. 녹화가 시작되자마자 화장실 가겠다고 김을 빼는 아이, 가져온 인형을 무대에 못 가져간다는 말에 사자처럼 분노하는 아이, 분홍 목걸이를 꼭 걸어야겠다고 떼를 쓰는 아이 등 어떤 특급 스타보다 까다로운 꼬마 손님들의 주문에 팀 전원은 초비상이 됐다.

'이런 기획을 왜 했을까' 땅을 치는 순간이 여러 번 지나고, 아슬아슬하지만 무사히 녹화를 마치던 즈음 결국 사건은 터지고 말았다. 긴장을 잠시 풀었던 탓일까. 장난을 심하게 치던 아이에게 한 스태프가 지적하는 순간, 우리의 꼬마 손님이 고개를 숙인 채 녹화를 거부하는 것이 아닌가? 이제 한 문제만 더 풀면 되는데, 제발 살려달라고 무릎이라도 꿇고 싹싹 빌고 싶은 필자의 마음과 상관없이 아이는 카메라에 등을 돌린 채 '대화거부' 상태에 들어갔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데, 우리는 춤추던 고래를 화나게 한 어리석은 사람들이 되고 만 것이다. 아이를 꾸짖었던 스태프는 그만 죄인이 돼 고개를 들지 못하고, 아이는 백만 가지의 칭찬을 들은 후에야 겨우 봐주듯이 녹화에 임했다.

가까스로 녹화를 마친 뒤, 작은 지적에 그토록 민감한 반응을 보인 아이를 두고 설왕설래 대화가 오갔다. 그리고 많은 사람이 보는 데서 지적을 했기에 아이에게 더 큰 꾸지람으로 인식됐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꾸지람에도 칭찬에도 다 옳은 방법이 있는데, 급한 마음에 그 방법을 그만 간과하고 만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잘못을 저지른 아이를 나 몰라라 할 수도 없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꾸지람을 잘하는 방법도 있을까?

칭찬에는 샌드위치 기법이 좋다는 말처럼, 꾸지람 역시 샌드위치 기법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즉, 잘못을 지적할 때는 꼭 칭찬과 나무람을 적절히 섞어서 하라는 이야기이다. 샌드위치 사이사이에 맛있는 내용물이 골고루 섞여 있듯이, 꾸지람을 할 때도 칭찬과 나무람을 적절히 섞는 노하우가 필요하다.

또한 꾸지람에도 꼭 피해야 할 순간이 있다고 한다. 나쁜 행동이 이미 아이에게 큰 충격을 줘 아이 스스로 미안해하고 있을 때나, 많은 사람 앞에서 아이에게 하는 꾸지람만은 꼭 피해야 한다.

출처 : 「등대」
글쓴이 : 풍경하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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