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손님과 어머니 - 아이의 눈으로 바라본 순수한 사랑이야기 ; 주요섭
'작가 주요섭'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작품은 아마 '사랑 손님과 어머니' 가 아닐까 합니다. 사랑 손님과 어머니는 옥희라는 여섯살 난
어린아이의 눈을 통해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가 나누는 절제된 사랑이 섬세하게 묘사된 작품이지요. 요즘 텔레비전에는 불륜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통속적이며 불건전함에도 불구하고 자극적인 소재가 시청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지요. 그러나 이러한 작품들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물론 사랑 손님과 어머니는 소재 면에서 봉건주의 사회라는 시대상과 더불어 자칫 통속적인 작품으로 분류될 수 있었겠으나 현명한 시점 선택으로 순수하게 그려졌습니다.
바로 여섯살 난 우리의 '옥희' 덕분인데요. 순수한 아이의 눈으로 아저씨와 엄마에 대한 이야기를 담백하게 풀어놓기 때문에 더더욱 애틋하면서도 안타깝습니다. 옥희는 어리기 때문에 이 모든 상황을 받아들여 이해하지는 못하겠으나 사랑 손님과 어머니를 읽고 있는 독자들은 다 알고 있지요. 무엇을? 작가의 탁월한 시점 선택으로 소설의 분위기는 순수애정소설이 된 것이겠습니다.
물론 아이의 눈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시대상에 의한 인습과 사랑에 대한 부분이 상대적으로 약하게 드러나 있다는 문제점도 제기되지만 너무 깊이 서술되어 있다면 지금의 순수함보다는 심각하고 어려운 작품이 되어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게다가 옥희라는 서술자는 단지 서술을 위한 인물이 아닌 사랑을 주고 받는 대리인의 역할도 하고 있음에도 이를 옥희가 모른다는 사실에서 그 순수함이 부각되는 법이지요.
옥희의 이미지를 구할 수 없어 봄이가 등장했습니다. 봄이도 어머니와 아저씨의 사랑을 듬뿍 받는 어린이라는 점에서 나름의 유사성을
찾았다고 찾은 거라고 주장해 보렵니다. 자 이제 사랑 손님과 어머니라는 작품에 대해 진지하게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볼까요?
구성과 줄거리
[발단] '나'(옥희) 의 가족 관계와 가정 형편 소개 나는 과부인 어머니와 외삼촌과 함께 살고 있는 여섯살 난 여자아이다. 아버지는 내가 태어나기 전에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아버지가 남긴 유산과 바느질로 생계를 꾸려가고 있다. [전개] 사랑방에 머물게 된 아저씨가 어머니에 대해 관심을 보임 외삼촌이 데리고 온 낯선 손님이 사랑채에 머물게 된다. 아버지의 친구인 아저씨는 이 동리의 학교 선생님으로 오신 것이다. 나는 아저씨와 금방 친해진다. 어머니는 옥희가 아저씨 방에 놀러 갈 때는 예쁘게 단장시켜 보낸다. 아저씨가 삶은 달걀을 좋아한다고 어머니께 말씀드리자 어머니는 아저씨 밥상에 삶은 달걀을 놓아드린다.어느 토요일 오후 아저씨와 뒷동산에 올라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나는 아저씨가 우리 아빠라면 좋겠다고 말한다. 아저씨는 얼굴을 붉히며 '못쓴다' 고 나를 나무랐지만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나는 집으로 뛰어 들어가서 울기만 했다. 다음 날 예배당에서 마주친 어머니와 아저씨는 서로 얼굴을 붉힌다. [위기] 내가 거짓말로 준 꽃으로 인해 어머니는 마음이 흔들림 내가 유치원 꽃을 몰래 가져다 아저씨가 준 거라고 거짓말을 하자 어머니는 당황해 하시면서도 그 꽃을 풍금위에 놓아둔다. 그날 밤 어머니는 한 번도 타지 않던 풍금을 연주하며 눈물을 흘리셨다. 그러면서 "너 하나면 된다" 고 말씀하신다. [절정] 아저씨의 구애와 어머니의 거절 어머니는 아저씨가 밥값이라고 준 봉투를 보고 안절부절 못한다. 어느 날 어머니가 아저씨에게 손수건을 갖다 드리라고 한다. 종이 같은 것이 들어있는 손수건을 받아든 아저씨는 얼굴이 파래진다. [결말] 아저씨가 떠나자 어머니는 마른 꽃을 갖다 버리라고 함 여러 날 뒤, 아저씨는 짐을 챙겨 떠난다. 다시 오시냐는 나의 질문에는 대답을 하지 않는다. 오후에 산에 올라간 어머니는 기차가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바라본다. 산에서 내려온 후 어머니는 꽃을 끼워 두었던 찬송가 책에서 꽃을 꺼내 버리라고 말씀하신다. 나이에 비해 눈치도 빠르고 영특한 서술자 옥희는 금년 여섯살의 여자아이입니다. 꽃같이 곱다고 표현한 어머니와 중학생 외삼촌이 옥희의 가족이지요.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 아버지의 사랑을 받지 못했으나 씩씩하고 어머니에 대한 사랑이 지극한 옥희에게 어느날손님이 찾아옵니다. 옥희의 외삼촌이 데리고 온 낯선 손님은 아버지의 친구입니다. 옥희는 삶은 달걀을 좋아하는 이 아저씨가 너무 좋습니다. 아저씨에게 아버지의 느낌을 받아서 그 빈자리를 채우고 싶고 예쁨을 받고 싶고 그랬을텐데요. 충분히 어린아이가 가질 수 있는 감정이 아닐까요? 아저씨의 밥상에 꼬박꼬박 삶은 달걀이 놓아집니다. 어머니와 사랑방 아저씨는 아무말도 나누지 않지만 옥희를 통해 이루어지는 소통. 애틋하고 떨리는 감정을 모르는 건 옥희뿐인것 같습니다. 옥희의 뜻하지 않은 거짓말로 어머니와 사랑 손님 사이에는 미묘한 감정이 흐르게 되지요. 갈등과 더불어 마음의 동요가 일어나지만 그 누구도 이를 입밖에 내지는 않습니다. 봉건주의 사회이기에 어머니의 재혼은 쉽지 않으리라 생각됩니다. 또한 아무것도 모르는 옥희에게 따라올 시선들이 어머니에게는 무엇보다 견디기 힘들지 않았을까라는 안타까움이 느껴지는데요. 모든 것을 희생하고 참는 봉건주의 시대의 어머니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스물 네살의 나이라고는 믿을 수 없지요. 역시 어머니는 강한 존재인가 봅니다. 아저씨에게서 건네 받은 봉투를 어머니에게 전달하는 옥희. 어머니의 표정이 이상합니다. 얼마 후 어머니의 심부름으로 아저씨에게 손수건을 전달하는 옥희. 역시나 아저씨의 표정도 이상한데요. 옥희는 도무지 이유는 모르겠으나 이상하다라고만 생각할 뿐입니다. 정답게 지낸 아저씨가 짐을 챙깁니다. 섭섭한 마음에 다시 오냐고 물어보는데 답이 없군요. 어머니와 산에 올라 기차가 사라지는 모습을 바라보고 내려오던 옥희는 어머니가 이제 달걀을 사지 않으며 얼굴에 힘이 없는 모습에 영문을 모르겠단 생각만을 합니다. 어머니도 서운했던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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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 ; 중고생이 꼭 읽어야 할 한국단편소설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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