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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나의 모든 걸 바쳤는데… 아들은 왜 `엄마 죽이고 싶다`고 하는지"

우야씨의 일상 2015. 1. 13. 14:05

 

 

[내가 모르는 내 아이] [3] "나의 모든 걸 바쳤는데… 아들은 왜 '엄마 죽이고 싶다'고 하는지"

  • 중2 아들을 둔 주부 강미숙(가명·41)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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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4.11.22 03:07

    -'자살 高위험군' 중학생의 엄마
    醫大 목표로 아낌없는 지원… 하위권 떨어지자 절로 욕 나와
    학교선 병원 상담 받으라는데 학적부 기록 남는다고해 거절

    
	청소년 사교육 실태.
    우리 아들은 초등학교 6년 내내 전교 회장·학급 회장을 도맡았다. 성적도 단연 '톱'이었다.

    성적표엔 등수가 없지만, 학부모들끼리는 누가 몇 개를 틀렸는지 다 안다. 운동도 하고, 친구도 사귀라고 축구·농구클럽도 꾸려줬다. 아들의 친구 엄마들 모임만 4개, 1주일이 빠듯했다. 모든 정보는 거기서 나오니 열심히 다녔다. 아들이 '톱'이니, 학부모들 사이에선 나도 '톱'이었다.

    지난해 3월 내가 사는 광역시에서 이른바 '8학군'의 중학교를 보냈다.

    최종 목표는 '수도권 의대(醫大) 진학'으로 잡았다. 입학과 동시에 영어·수학 학원에 등록하고, 주 1회씩 수학 과외도 붙였다.

    1주일쯤 지났을까. 아들 녀석이 "반장 선거에 나가면 안 되느냐"고 묻길래 "네가 초등학생인 줄 아느냐"고 딱 잘랐다.

    한 달쯤 뒤 학교 상담교사로부터 아들이 정서행동 특성 검사에서 '자살 고위험군' 결과가 나왔다는 말을 들었다. 아들의 방에서 '죽고 싶다' '공부하기 싫다'고 적힌 메모도 발견했다. 기가 막혔다.

    교사로부터 들은 아들의 고민은 '네 가지'였다. 첫째 '최근 좋아하던 여자 친구가 다른 남자아이랑 친하다는 소문을 듣고 실망한 것', 둘째 '선행학습한 친구들을 보고 기가 죽은 것', 셋째 '엄마의 반대로 반장선거에 못 나간 것', 넷째 '친했던 초등학교 동창이 SNS에 자신의 욕설을 올려 최근 다툰 것' 등이었다.

    교사는 "전문 병원의 검사를 받자" "애 하나 살립시다"라고 했다. 별것 아닌 일로 호들갑을 떠는 느낌이었다.

    얼마든지 나 스스로 해결 가능한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학적부 기록에 남는다는 말을 듣고 쉽게 동의할 수 없었다. 남편도 "애들은 다들 그렇게 큰다"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아무 일 없었던 듯 오히려 목표를 '전교 50등 이내'라고 써서 책상에 딱 붙여줬다.

    1학기 성적에 모든 것이 무너져 내렸다. 전 과목 평균 50점, 과학은 39점이었다. 전교 380여명 중 300등 안에도 못 들었다.

    아들에게 처음으로 욕을 했다. "너한테 투자한 돈이 아깝다" "나가서 죽어라"는 말까지 뱉었다.

    이때부터 아들과의 전쟁은 시작됐다. 방학이 되면서 "너는 공부할 필요도 없다"며 다니던 학원도 다 끊어버렸다. 방학 내내 아들과 나는 서로를 그림자 보듯 했다. 집에선 '어휴~' 하는 한숨 소리만 늘어갔다.

    아들이 "과학 학원 다니면 안 되느냐"고 묻길래 대답도 안 해줬다. 꼴도 보기 싫었다.

    여름방학이 끝날 때쯤 아들 노트 한쪽 구석에 적어놓은 '엄마를 죽이고 싶다'는 글귀를 발견했다.

    다른 책과 노트 곳곳에서도 비슷한 메시지가 쏟아져 나왔다. '엄마가 싫다' '친엄마가 아닌 것 같다' '법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엄마부터 죽이고 싶다'….

    충격을 받거나 상처를 받은 게 아니다. 따져 묻고 혼내주고 싶었다. 정작 나를 실망시킨 건 누군데…. 나는 정말 최선을 다한 최고의 엄마였다.


    ['교육 毒親'을 위한 전문가 조언] 원망·반항은 무시해선 안 될 위험 신호

    
	영남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서완석 교수·영남Wee센터장
    영남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서완석 교수·영남Wee센터장
    강미숙 어머니는 전형적인 독친(毒親)으로 보입니다.

    어머니의 고백에는 아들이 뭘 좋아하는지 궁금해하거나 알려고 하는 장면이 단 한 곳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결국 자신의 생각대로 아들의 미래를 계획하고, 불거진 문제들조차 자신이 다 해결하려고 합니다.

    요즘 아이들은 친구 관계, 학교생활 등에서 상처와 좌절을 경험하고 이겨내는 방법을 예전의 아이들처럼 배우지 못합니다. 공부를 중시하는 부모들의 닦달에 그런 여유조차 없이 공부하는 법만 배웁니다.

    그러다 보니 마음의 병이 깊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강미숙 어머니는 위험 신호조차 무시했습니다. '우리 아이는 멀쩡하다'며 무시하는 부모가 대부분입니다. 아이가 대책 없는 반항을 하거나 분노를 쏟아낼 때, 원망이나 고통을 SNS·일기장 등에 호소할 때는 이미 위험 신호가 왔다고 생각하십시오. 전문가를 찾아가셔야 합니다. 대화가 안 되는 엄마와 아이 사이를 중재해 줄 전문가가 필요한 것입니다.

    최소한 서로의 마음이 어땠는지 들어보는 기회라도 가져야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 츨처: 조선일보


  • 출처 : 「등대」
    글쓴이 : 풍경하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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