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Therapy♥

정서안정과 자아존중감 향상을 위한 미술치료 사례

우야씨의 일상 2008. 2. 4. 20:30

 

정서안정과 자아존중감 향상을 위한 미술치료 사례

 

육자의 자세’를 생각 할 때, 나는 항상 “바닷가의 조약돌을 그토록 둥글고 예쁘게 만든 것은 무쇠로 된 정이 아니라 부드럽게 쓰다듬는 물결이다”라는 법정 스님의 글귀가 떠오른다.
아이들을 ‘예쁘고 둥근 조약돌’같이 만들기 위해 인성교육과 상담심리 쪽을 살펴보던 중 오랫동안 갈망해온 나의 욕구와 전공인 미술과도 관련이 많을 것 같은 ‘미술치료’라는 영역을 우연한 기회에 발견하고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담임을 맡은 아이들과 교과시간에 미술치료를 상담의 새로운 방법으로 조심스럽게 틈틈이 적용해 보던 어느 날 미술치료의 매력에 푹 빠져 있는 나를 발견하고 스스로도 깜짝 놀랐다. 힘들고 마음이 아픈 아이들의 마음에 내가 가장 자신 있는 미술이 매체가 되어 부드럽게 쓰다듬는 ‘물결’이 되게 만들었다는 데에 대해 무엇보다도 큰 기쁨과 자부심을 느낀다. 심리치료의 한 방법으로서의 미술치료가 ‘스스로 거듭나게’한 내 인생에 주는 의미 또한 컸지만, 그 자체가 가지는 다음과 같은 장점을 아이들과의 상담 과정에서 직접 확인하면서 미술치료의 효과를 확신하게 되었다.

첫째, 미술치료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을 표현한다.
둘째, 미술치료는 과정 그 자체에서 심리적인 카타르시스감정적 해방를 느끼게 한다.
셋째, 미술은 내담자의 생각과 느낌을 깊게 하며 치료자가 더 깊이 있게 파악하도록 도움을 준다.
넷째, 내담자가 미술을 즐기게 되면, 긴장이 누그러지고 치료과정에 더 깊이 있게 몰입하게 된다.
다섯째, 미술은 실제 행동이고 시간이 흘러도 보존이 되는 구체적인 결과물들이 남는다.
여섯째, 미술활동은 개인이 스스로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활동이며 강한 에너지를 유발하게 한다.
일곱째, 미술은 인간의 자존감을 높여주고 통제력을 키워주어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

이외에도 ‘부적응 학생의 이해, 긴장과 불안감 해소, 치료목표의 확립, 정신적 문제 인식과 감정 확인, 자신감 부여 및 위기 상황 대처 기술 습득, 의사소통의 촉매 역할, 자신의 느낌, 생각, 상념들의 탐색 및 촉진’을 가져오는 미술치료의 수많은 장점 및 효과에 의해 ‘상담’ 그 자체에 대한 방어가 심한 아이들과의 ‘Rapport촉진관계’가 쉽게 형성됨으로써 따뜻한 ‘인간적인 만남’의 관계를 갖게 되었으며, 이로 인해 어려운 문제를 의외의 장면에서 쉽게 해결하는 경우가 많았다.
아이들의 그림을 통해 그들의 내면세계를 이해하여 이에 맞는 지도계획을 수립하고 학생 상담지도를 함으로써 인성 교육적 성과와 더불어 현재를 중시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진로 교육과 학교 교육의 핵심 목표인 학생들의 내적, 외적인 변화를 포함하는 자발적인 행동변화인 행동 수정의 성과를 미술치료과정 속에서 상담의 진행과 함께 발견하기는 어렵지 않았다.
한마디로 말해 미술치료란, ‘인간의 조형 활동을 통해서 개인의 갈등을 조정하고, 동시에 자기표현과 승화작용에 의해서 개인의 변화와 자아성장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1)
다음의 사례들은 중·고등학교에서 담임을 맡으면서 학급을 대상으로 아침 자습시간과 조·종례 시간 그리고 학급 회의시간과 방과 후 시간, 방학 등을 이용하여 실시한 집단 혹은 개인을 대상으로 미술치료기법을 적용한 최근 4~5년 동안의 미술치료 결과들 중의 일부이다.

미술치료기법 적용 사례
그림 1. 동적 집-나무-사람
사례1-수동적 내향적 성향의 아이
2003년 경상남도교육청 지정 연구과제로 실시되었던 ‘미술치료기법을 통한 집단상담 프로그램’의 결과물 중의 일부인 <그림1>은 ‘봉달이봉이 김선달’의 동적 집-나무-사람 그림K-HTP이다. 집단 상담 시작 시간이 되었는데도 참가 신청을 했던 한 아이가 참석하지를 않아 집에 전화를 하니 당번 활동하러 학교에 갔다고 했다. 교내를 뛰어다니며 찾았을 때, 방학 중 당번 활동 구역의 청소가 끝나지 않았다며 ‘청소를 다 끝내고 가겠다’고 했던 아이다. 화면에서의 그림의 방향이 전체적으로 내향적, 수동적 영역인 왼쪽 위쪽에 약간 치우쳐있으며 ‘부끄럽고 자신이 없다’, ‘혼자서 노는 것이 편하다’는 등의 연구자의 질문에 대한 답을 통해 볼 때 조용하고 내성적이며 자신의 틀 속에 갇혀 있는 사회성이 부족한 성향으로 보이고 있다. 그러나 꼭꼭 누른 연필 선과 뚜렷한 그림의 형태 등 그림의 양식적인 면에서 아이의 내면에 본인과 주변의 사람이 느끼지 못하고 있던 우수한 지적, 언어적 능력과 강한 활동적 에너지가 존재한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양보와 희생의 미를 중시하는 에니어그램 2번 유형의 경향성과 함께 고집스러울 정도로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는 면과 더불어 책임감이 강하며 인정받고자하는 욕구가 강하게 나타나 있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였다.


그림2. 동적 집-나무-사람
사례2-외향적 본능적 성향의 아이
<그림2>는 난화 상호 이야기법, 콜라주로 표현한 나의 마음, 동물 가족화, 풍경 구성법, 어항 속 풍경 그리기, 계란화, 동굴화, 협동화로 표현한 신체 본뜨기, 20년 후의 나의 모습, 미래의 명함 만들기, 만다라 등의 15회기로 구성된 프로그램 중 13회기에 실시된 ‘봉달이’의 사후, 동적 집-나무-사람 그림K-HTP이다.
A4용지인 화면을 전체적으로 앞의 <그림1>보다 넓게 사용하고 있는 것이 우선 가장 크게 눈에 띈다. 농구경기를 보기 위해 모인 많은 사람들이 햇빛을 피하게 해 주기 위한 배려의 관점에서 위쪽에 넓게 그늘진 나무를 배치했다. 미래에 자신이 큰 건물의 주인이 되고 싶은 마음을 드러낸 오른쪽 아래의외향적, 본능적 경향성 창문이 많은호기심과 외부에 대한 관심의 정도를 나타내는 상징물 빌딩, 그리고 농구 경기를 하고 있는 자신을 포함한 두 사람을 중앙에 배치함으로써 내부에 숨어있는 에너지의 원천인, 사람들 사이에서 인정받고 싶은 강한 욕구와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 과시하고 싶어서 힘의 상징인 공을 갖고 있는 사람을 자신으로 표현하여 ‘방어하고 있는 상대를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림1>에서의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경향성에 비해 ‘내 인생 무대의 주인공은 바로 나!’라는 사실을 스스로 깨닫고 변화되고자 하는 의지를 갖게 되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 학생은 프로그램의 마무리 단계에서 실시된 ‘선물하기’에서 프로그램에 참가한 후 여러 가지 면에서 달라진 자신의 모습인 ‘욕심이 하나도 없는 깨끗한 나의 마음’을 평소 짜증스럽게 대했던 가장 사랑하는 가족에게 ‘주고 싶은 선물’로 표현하고 느낌을 발표하여 집단원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사례3-교우관계가 문제인 아이

탐색과정의 3회기에 ‘자유로운 긁적거리기낙서화’를 이용한 대화기법인 ‘난화 상호 이야기법’을 실시했는데 집단원 중에서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과 교우관계의 문제를 일으킨 벌로 담임에 의해 억지로 참여하게 되어 프로그램 시작부터 계속 소극적인 태도로 시큰둥하던 1학년 준영이가 한 장의 난화 <그림3>에서 UFO와 도로, 돌, 공, 세모를 보물찾기하듯 찾아내었다.
자신이 찾아낸 무의식적 상징물들을 통해 이야기를 만들게 하였더니 “옛날, 옛날에 어떤 아이가 길에서 공을 가지고 놀고 있는데 UFO가 나타났어요”했다. 상담자가 “그런데 사람들이 놀라서 UFO에 돌을 던졌어요”하며 자신이 다른 친구들을 괴롭히는 문제를 돌로 상징화 시켜 슬며시 제시하며 그 다음을 이어가게 했더니, “UFO에 돌을 던지는 나쁜 사람들 때문에 UFO가 ‘펑’ 터져 버렸어요. 그런데 세모는 뭐요? 못하겠어요!” “괜찮아! 선생님이 해 볼까? 거기서 유일하게 탈출한 외계인 얼굴이 세모처럼 생겼어요. 그런데 그 세모 외계인은 아주 착한 외계인이었어요. 이 착하고 외로운 외계인은 UFO가 없어서 이제 자기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되었어요. 어떻게 되었을까요?” “착한 외계인도 있어요?” “그럼, 외계인도 우리가 생각하기에 따라 친구가 될 수도 있단다. 우리가 먼저 따뜻한 손을 내밀면 누구나 다 마음이 따뜻해지게 된단다. 착한 외계인이 어떤 반응을 보였으면 좋겠니?” “친구가 되어 줄 수 있어요! 사람들에게 나쁜 아이로 알려져 있지만 진짜로는 외계인처럼 마음이 착한 한 아이가 외계인과 친구가 되어 사이좋게 놀았습니다. 끝. 어때요?” “그래 참 잘했어. 만약 진짜 외계인이 너에게 친구하자고 하면 친구 해 줄거니?” “착한 외계인이면 친구하고 나쁜 외계인이면 때려 줄 거예요.” “그래, 준영이는 착한 사람을 좋아하는구나! 착한 사람은 모두 다 좋아하지. 너도 외계인과 친구가 된 그 아이처럼 착한 사람이 되어서 모두에게 좋은 친구가 되어주렴.” “선생님, 이런 것 참 재미있네요!”하더니, 그때부터 다른 프로그램들에 처음과 달리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어 마지막 단계에서는 ‘나는 모래 속에 숨어있는 보석들 중의 하나이다’며 자신과 다른 사람의 존재가치를 높이 평가하게 되었고 다른 친구들을 배려하며 대웅이는 ‘게임CD’, 영수는 괴롭힘에 대한 ‘사과’를 등과 같이 집단원들에게 마음의 선물을 하나씩 그림으로 그려서 주는 멋진 모습을 보였다.

사례4-공부스트레스가 있는 아이

<그림4>는 A4용지에 사인펜을 선택하여 그린 ‘기말고사 끝났어요!’라는 제목의 중학교 2학년생인 은지의 ‘자유화’이다. 시험에 대한 스트레스와 어머니의 잔소리를 미리 걱정하며 고민하는 청소년들의 공통적인 고민이 잘 나타나 있는 그림으로, 발표할 때 많은 아이들과 공감의 피드백을 활발하게 주고받았다. 다른 선생님들은 이 그림을 보고 ‘심리적인 문제를 많이 지닌 아이인 것 같다’며 상담의 필요를 거론하지만, 종이를 받자마자 스스로 가장자리에 테두리선을 그어 심리적인 안정감을 준 점과 다른 아이들은 쉽게 선택하기 힘든, 수정하기 곤란한 사인펜으로 자신있게 죽죽 그은 선에서 그 아이가 엄마의 잔소리를 싫어하며 다른 아이들보다 성적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으나 성격이 밝고 명랑하며 자신의 앞에 놓여진 문제에 대해 스스로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내적 에너지가 풍부하다는 사실을 잘 알 수 있는 그림이다.
“은지야, 너의 생각에는 이 그림 속의 소녀가 엄마에게 무슨 말을 할 것 같니?” “엄마, 이제 좀 쉬고 싶어요! 라고 할 것 같아요.” “이 소녀가 많이 힘들어 보이는가 보구나!” “예, 소녀의 엄마가 시험 성적표를 보고 방학 때 학원에 가라고 할 것 같거든요. 이제 좀 실컷 쉬고 싶은데 또 올가미를 씌울 거니까요. 불쌍해요!” “그러면, 이 소녀는 왜 자신의 감정을 엄마에게 말하지 못하는 것일까?” “보나마나 들어주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예요.” “엄마에게 이 소녀는 어떤 존재 일 것 같니.” “자신의 기대에 못 미치는 불만스러운 존재이겠죠!” “이 엄마가 성적을 소녀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니?” “사실은, 다 소녀를 위해서라는 것을 소녀도 알고 있어요.” “이 소녀는 자신의 감정을 엄마에게 말한 적이 있을까? 이 소녀의 엄마를 움직일 수 있는 말은 과연 무엇일까!” “진실된 마음!” “어떤 것이 진실된 마음일까?” “‘엄마, 나 힘들어요!’ 라고 솔직히 말하는 거요!” “그래, 맞아! 바로 그거야. 소녀와 엄마의 진실한 대화!” “선생님! 그러고 보니 한 번도 제 속에 있던 감정을 엄마에게 터놓고 말한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엄마가 시키는 대로 다 하는 착한 딸이어야만 엄마가 저를 사랑해 주실 것 같았어요. 이제는 힘들 때 힘들다고 내 감정을 표현하며 살고 싶어요. 그런데 엄마가 이해할 수 있을까요?” “그럼, 엄마는 널 진정으로 사랑하기 때문에 널 이해해 주실 거야. 힘내렴!”
청소년들은 성장과정에서 누구나 겪는 힘든 부분들을 하나씩 마음속에 가지고 생활하고 있기 때문에 풀 물감으로 그리는 ‘핑거 페인팅’이나 ‘난화’같은 표출프로그램에서 대부분 해소 감정을 느꼈다며 좋아했다. “선생님, 청룡 열차 타는 것 같아요!” “속에 있던 십년 묵은 체증이 쑤~욱 다 내려가는 것 같아요!” 등의 이야기를 하며 엄청난 에너지를 발산하면서 표현 활동을 하고 나면 자신의 감정에 대한 올바른 시각과 함께 감정과 욕구를 스스로 통제 할 수 있는 능력을 자신도 모르게 갖게 된다.

그림3. 낙서화
아이들은 대체로 스스로 좋아하는 영역의 미술작업에 대해서는 거부감이 별로 없는 편이다. 학교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미술치료 기법은 매우 다양하다. 물론 진단용과 치료용의 기법이 따로 정해져 있기도 하지만 ‘어떤 때에 꼭 어떤 기법을 써야 된다’고 굳이 정하지 않아도 된다. 얼마든지 상황에 따라 응용하여 아이들의 내면에 숨어있는 생각들을 자연스럽게 이끌어 내는 매체로 활용할 수 있다. 국어시간에 ‘소나기’를 그림 장면으로 표현해 보게 하는 등의 다양한 수업 장면에서도 수업 내용을 창의력과 상상력을 발휘하여 그림으로 표현하게 해 보면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세상과 사물에 대한 시각과 한번도 표출되지 못하고 무의식의 깊은 바닥에 숨어있던 심리적인 문제들이 자연스럽게 스며 나오게 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간혹 낙서된 종이를 복사하여 내어주고 돌려가며 보다가 ‘보여지는 것(?)’을 찾아 시각화하게 하면 모든 아이들 내면의 형상들이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매우 흥미로운 현상을 발견하게 될 것인데, 이러한 것들이 모두 미술치료기법이 될 수 있으며 이를 활용하여 학생 상담과 연결시켜보면 매우 효과적이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또 다른 사례-선택적 함묵증이 심한 아이

하루는 선택적 함묵증이 심한 남학생이 상담실에서 절대 입도 열려고 하지 않고 어떤 그림도 그리려고 하지 않아서 연필과 종이를 책상 위에 놓아두고 “선생님은 교무실에 갔다 올 테니까 여기에 뭐든 네가 그리고 싶은 것을 그려줄래?”라고 말하고 일부러 잠시 자리를 비워주었더니 어느 순간 종이 가득 회오리 바람처럼 동글동글한 낙서를 여러 장 해두고 무표정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재미있는 그림이 되었네! 이 속에서 숨은 그림 찾기 놀이 해 보자? 음~! 찾았다! 8. 숫자 8이 보이네! 너는 뭘 찾았니?”하고 물으니 자신도 사방에서 보이는 숫자 8을 찾아서 동그랗게 표시를 해 주었다. 그리고 집을 나간 지 몇 년째인 엄마를 상징하는 듯한, 퍼머한 여자 옆얼굴과 하트표시를 찾아내었다. “어! 너도 숫자 8을 찾았구나! 숫자 8과 여자, 그리고 하트가 왜 나왔을까! 뭐 떠오르는 것이 없니?” 라고 질문을 하자 입을 꾹 다물고 1분 정도 앉아있더니 연필을 들어 종이의 모퉁이에 깨알같은 글씨로 “있어요! 초등학교 2학년 때”라고 적었다. 8이라는 숫자로 인해 의사소통의 연결고리가 뚫리는 것 같아 무척 반가웠다. “초등학교 2학년 때 무슨 일이 있었을까?” 혼잣말처럼 가볍게 말하며 고개를 갸웃거리자, 가만히 있던 아이가 종이에 연필로 “선생님은 좋은데, 그 선생님은 너무 무서웠어요. 잘 알지도 못하면서 나에게 막 화를 내고 나를 때렸어요. 내 말을 믿어주지도 않았어요. 그래서 그때부터 학교에서 절대 말하지 않기로 했어요. 약속했어요!”라고 적었는데 ‘결심’을 ‘약속’으로 사용한 것 같았다.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중1인 지금까지 6년 동안이나 아이가 학교에서 말을 하지 않은 이유가 선생님 때문이었던 것이다. 아이가 “선생님, 저에게 말시키려 애쓰지 마세요!”라고 적었다. “참 힘들었겠구나! 그렇지만 지금부터는 조금씩 노력해 보자꾸나!”며 손을 꼭 잡아주었다. 엊그제 2학년에 올려보낸 그 아이가 내게 어제 ‘선생님 사랑해요. 저한테 관심 가져줘서 고맙습니다. 말하지 않아서 미안해요’라며 음악과 함께 메일을 보내왔다. 언젠가, 언젠가는 내가 포기하지 않는 이상은 스스로의 내부에서부터 밀고 올라오는 욕구를 나와 함께 그림과 언어를 통해 분출할 날이 있으리라!

미술치료의 효과와 장점

미술치료에서는 내담자가 미술작업을 만들고, 치료자는 치료목표에 따라 내담자의 미술과정에 개입하고 조정하며 미술을 매개로 내담자와 대면하고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작업을 하게 된다. 즉 심리적 문제를 지닌 학생과 상담할 때 학생의 마음상태에 따라서 단순히 대화로만 이해하기에는 어려운 경우, 상담 도중에 내담자의 상태를 보아가며 여러 가지 미술 창작활동 속에 나타난 상징을 읽고 해석하여 상대의 마음을 정확히 알고 그들의 마음이 진정되게 해 줌으로써 내담자 스스로 자신의 마음을 열고 문제를 느끼게 돌보아 주는 것이 미술치료의 가장 큰 장점이자 효과이다.
미술치료의 모든 영역에서 상징적으로 표현되는 사물들에 대해 임상적 의미를 다 찾을 필요는 없다. 많은 사례들을 통해 보편적으로 발견되는 사물과 거기에 공통된 임상적 의미를 예측한 것이 상징의 영역으로 간주되므로 중요한 것은 그것을 통한 깊이 있는 상담의 용이함이다.
미술을 통해 상담 자료를 수집, 분석, 종합하여 내담자에 대한 개입을 계획하는 사정査正에 의한 미술치료는 다음과 같이 무의식 속에 숨어있는 문제 상황을 그림에 의한 투사를 통해서 학생의 심리상태를 진단하고 내부의 부정적인 에너지를 배출, 갈등을 해소하게 함으로써 현재에 충실하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므로 교육 현장에서의 상담 활동에 폭넓게 활용되리라 생각한다.

(1) 미술치료가 청소년 문제의 해결 및 예방과 함께 학업관련 자아 및 학업외적 자아개념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킴으로써 자신의 미래에 대한 관심과 함께 현실대처 능력을 갖게 하였다.
(2) 다양한 진로 및 상담 프로그램과 함께 적용한 미술치료가 청소년의 정서를 순화하고 바른 심성을 갖게 함으로써 자아 존중을 통한 타인 존중, 협동심, 자신감 및 성취감을 갖고 ‘지금, 여기’, 즉 현실을 중시하며 당당하게 살 수 있는 긍정적인 힘을 갖고 즐거운 삶을 살게 하였다.


 
생각해 볼거리

1. 교사와 학생 사이를 왕래하는 메시지이며 편지라고 할 수 있는 심층세계의 카테고리 안에 놓인 작은 세계로서의 미술을 통한 치료 효과에 영향을 주는 것은 무엇일까?
2. 미술치료는 미술전공이나 미술과목과 꼭 관련이 있는 영역일까? 그리고 미술치료에서 미술에 대한 상식의 유무가 미술기법을 통한 상담에 중요한 작용을 하는 것일까?
3. 한 사람의 교사가 학급 담임과 담당업무를 맡으며 22개 반에서 주당 22시간의 수업을 하며 1,000여 명의 아이들을 가르쳐야 하는 현실에서 아이들의 그림을 그들 한명 한명의 관점으로 조용히 들여다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까? 그리고 그들과 그들의 그림을 제대로 해석하고 이해했다고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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