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YB최선어학원 원장
영여듣기 공부를 하는 도중 종종 경험하는 난처한 상황이 있다. 잘 들리지 않는 단어나 문장이 있어서 막상 예문을 찾아보면 딱히 어려운 단어나 문장이 아닌 경우다. 이미 알고 있는 단어인데 도대체 왜 안 들리는지 의아했을 것이다.
이는 발음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한 탓이다. 사람의 귀는 자신의 입에서 나오는 발음에 익숙해지기 쉽기 때문이다. 'tomorrow'를 대개 '투모로우'라고 읽지만 실제로는 '터마로우'와 비슷하게 들린다. 이 같은 발음상의 오류는 특히 고유명사에서 자주 부딪힌다. 'opera'의 발음은 흔히 아는 대로 '오페라'가 아니라 '아퍼러' 혹은 '아프러'와 비슷하다. 잘못된 발음이 뇌리에 박혀 있는 한 제대로 의미를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영어 특유의 '억양'에 대한 훈련도 병행돼야 한다. 원어민은 마치 노래를 하듯 '리드미컬'하게 말하고 읽는다. 주의 깊게 들어보면 '강세'가 들어가는 음절, 내용과 관련 있는 음절은 강하게 읽는다. 반면 전치사나 조동사, be동사, 지시대명사 등은 약하게 읽거나 생략되거나 혹은 약간 변형된 발음으로 읽는다.
올바른 발음과 억양을 익히려면 수동적으로 '듣기' 연습만 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오디오 교재를 들을 때마다 원어민 발음을 똑같이 흉내내본다. 원어민이 말하는 도중에 어느 위치에서 잠깐 쉬고, 어떤 단어를 이어서 발음하는지, 문장 전체에서 어떻게 강약을 주는지를 집중적으로 파악한다. 연음은 특히 까다롭다. 원어민은 "How is it going?"을 "하우짓 고잉?"처럼 물 흐르듯 발음한다. 고집스럽게 "하우 이즈 잇 고잉?"이라고 단어별로 끊어서 읽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듣기 실력을 쌓는 과정은 긴 시간과 끈기를 요구한다. 하지만 지금 당장 완벽하게 듣지 못한다고 해서 좌절하거나 주눅들 필요는 없다. 문장 혹은 지문 전체를 똑같이 받아쓸 만큼 완벽하게 알아들어야만 듣기평가에서 만점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잘 듣는 것과 들은 내용을 바르게 이해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문장에서 '요지'가 될 만한 중요한 단어와 표현을 잡아낼 수 있다면 놓친 단어가 있더라도 전체적인 내용을 파악하는 데는 별 지장이 없다. 또박또박 알아듣지 못한 단어일지라도 앞뒤 문맥이나 이해한 표현을 바탕으로 어느 정도 유추하는 것도 가능하다. 100% 알아듣지 못해도 괜찮다는 배짱과 자신감은 '영어 듣기' 완성을 위한 출발점이다.
출처 : 「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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