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가 아닌 긍정적인 ‘나’ 표현법
자녀를 인정하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가운데 구체적인 대화 방법도 손질 할 필요가 있다. 대화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무엇을 말할까?’ 하는 대화의 내용보다 ‘어떻게 말할까?’ 하는 방법론적 측면이 더 중요한 것.
부모들은 흔히 이야기를 듣는 자녀를 ‘너’로 하여 만든 문장을 사용한다. “너는 왜 방을 그 모양으로 해놓고 다니니? 좀 치워라” “네가 컴퓨터를 하니까 성적이 떨어지는 거야” 등이다. 이런 식의 표현은 ‘너’를 주어로 하는 문장이다. 이보다는 같은 내용이라도 말하는 부모인 ‘나’를 주어로 이야기하면 훨씬 부드러워진다. 예를 들면 “네 방이 지저분해서 엄마가 청소하는 시간이 늘어 속상해” “내 생각에는 네 생활 중에 컴퓨터를 하는 시간이 너무 많아 성적이 떨어지는 것 같은데”와 같다.
이렇게 부모가 자녀를 지칭하는 ‘너’를 주어로 해서 이야기하면 상대방은 비난받는 느낌이 들어 기분이 상한다. 또 비난에 대해 방어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제대로 된 대화로 이어지지 못한다.
전문가들은 이런 ‘나’ 대화법과 함께 자녀와의 대화에선 존재(Be)가 아닌 행위(Do)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상대방, 즉 자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
“너는 왜 이렇게 게을러”라며 아이의 인격을 비난하는 방식으로 혼내는 게 아니라 “9시가 넘었는데 네가 숙제를 안 하는 걸 보니 엄마는 화가 난다”는 식으로 아이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엄마가 느끼는 감정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는 게 좋다. 아이가 ‘엄마는 나를 사랑하지만 내가 잘못했기 때문에 야단을 치시는구나’라고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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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방적으로 야단치지 말고 아이의 입장에서 변명할 기회를 주고 잘못을 일러주는 여유를 갖는 것도 중요하다. 아이의 행동이 말로는 해결되지 않을 정도로 지나치다면 아이를 때리기보다는 “저기 (방구석이나 의자 위) 앉아 있어” “방에 들어가 있어”라는 식으로 벌을 주는 게 좋다. 벌을 주는 이유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는 건 기본. 부득이 매를 들 경우라면 아이에게 상처가 남지 않도록 하고, 부모가 감정에 휩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평소에 바른 대화법 꾸준히 연습해야
이 밖에도 자녀에게 상처를 주는 서로 간의 대화를 방해하는 말은 많다. 이를 테면 아무리 맞는 이야기라고 해도 명령·지시·강요하는 말투는 삼가야 한다. “방 청소 좀 해라” “장난감을 치워라” “공부 좀 해라” 같은 말은 자녀의 의견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지시하고 그대로 따르라는 말이다. 부모는 자식이 비록 내 몸에서 나와 내 자식이 됐지만 엄연히 하나의 인격체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이런 식의 말은 교육적으로 나빠 자녀의 판단력과 창의력, 자신감 등을 떨어뜨리며, 남의 생각에 무조건 의존하는 의타성을 갖게 한다.
말을 할 때는 긍정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이 자녀 교육에 중요하다. 하지만 부모들이 평상시 아이들에게 하는 말이 담고 있는 메시지는 대부분 자녀를 인정하지 못하고 “너는 틀렸어!” “너는 왜 그렇게밖에 못하니”라는 부정적인 내용이다. 이는 대화에 방해가 되는 말투일 뿐 아니라 자녀의 마음에 상처로 남을 수 있다. ‘자녀가 평소에 어떤 말을 듣고 자랐느냐’는 의사소통을 넘어서 나중에 어떤 인생을 살게 되는지와 직결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30년 가까이 교육 방법을 연구해온 미국 교육부 산하 교육과학원 교육연구책임자 박옥춘 박사도 자녀와의 대화에서 긍정적인 태도나 말 습관은 아주 중요하다고 말한다.
“‘칭찬은 느리고 비난은 빠르다’는 말이 있습니다. 또 ‘칭찬은 박하고 비난은 후하다’는 말도 있지요. 아이에 대한 부모의 칭찬과 비난은 이 반대가 돼야 합니다. 부모의 칭찬은 아이의 자신감을 키워주고 비난은 자신감을 잃게 하기 때문입니다. 어쩔 수 없이 비난이나 부정적인 메시지를 보낼 때도 ‘시험 점수가 좋지 않아 기분이 좋지 않겠구나’ 하는 식으로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는 메시지를 함께 전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밖에 경고·위협하는 말이나 설득·설교하는 말, 충고·제안하는 말, 평가·비판, 비난·우롱하는 말, 탐색·심리분석의 말, 둘러대기나 비교하기 식의 말들도 자녀를 좌절감에 빠지게 하고 부모와 자녀 간의 대화를 방해하는 말들이라 할 수 있다.
오랫동안 굳어진 이런 말 습관은 쉽게 바로잡기 어렵다. 평소 주의를 하는 가운데 꾸준히 연습하고 노력할 때 자녀의 마음을 여는 새로운 대화 방식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아이와의 대화에 문제 있는 부모 유형 5가지
부모들이 자녀와 대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뭘까? 신의진 연세대 소아정신과 교수는 「현명한 부모들이 꼭 알아야 할 대화법」에서 대화에 문제가 있는 부모 유형을 5가지로 제시한다.
아이 감정에 둔감한 부모
아이에게 버럭 화를 내고서는 아이가 놀라서 떨고 있는 것을 보지 못하고 자기의 불쾌한 기분만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모가 여기에 속한다. 퍼즐을 갖고 놀려는 아이에게 “쏟으면 혼날 줄 알아”라고 겁을 주기도 한다. 이런 부모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감정을 읽는 훈련이다. 끊임없이 아이의 기분을 살피기를 반복하면서 자신이 먼저 풍부한 감정을 가진 사람으로 변해야 한다.
잔소리를 참기 어려워하는 부모
아이 스스로 하는 것을 기다리지 않고 ‘양치질해라’ ‘밥 흘리지 말고 먹어라’ 등 아이의 행동을 일일이 체크하는 부모다. 이런 부모라면, 그동안 걱정이 돼서 아이에게 시키지 못했던 심부름을 시키거나 간단한 집안일을 맡겨보는 것이 좋다. 아이들은 부모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유능하다.
말로 표현을 잘 못하는 부모
아이가 마음에 안 드는 행동을 했을 때 말로 차근차근 타이르는 대신 손부터 올라가거나 소리부터 지르는 부모가 여기에 해당된다. 이들은 아이가 말을 안 들으면 때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말을 어기는 것을 못 견디는 부모
자신의 말에 아이가 이의를 제기하면 발끈하는 부모들이다. 이들은 아이들이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것 자체를 ‘무례하다’거나 ‘버릇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이에게 순종을 강요한다.
자식에게 하소연을 일삼는 부모
“안 그래도 힘든데 너까지 왜 이러니?”와 같은 말을 자주 하는 부모가 여기에 속한다. 자신이 얼마나 희생했는지를 자식에게 늘어놓는다. 이런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는 일찌감치 애어른이 된다.
“아이의 말을 들어주고 이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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