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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아이들 경제교육 최고 지름길은 `용돈`

우야씨의 일상 2010. 5. 15. 08:12

저학년 1주·고학년 2주마다 주고

가계부 쓰듯 사용항목 쓰게 해야

초등학교 2학년 재형이 엄마는 요즘 고민에 빠졌다. 용돈교육이 아이들한테 좋다는 말을 듣고 지난달부터 재형이에게 용돈을 주기 시작했는데 재형이가 이틀 만에 블레이드(어린이용 장난감 팽이) 구입에 한달치 용돈을 다 써버렸다.

재형이 엄마는 용돈을 다 써버린 재형이가 학교 준비물을 못 챙겨가면 선생님에게 야단맞을 게 뻔한데 용돈을 더 줘야 할지, 아니면 그냥 내버려 둬야 할지 걱정이다.

일곱살인 지한이 엄마도 고민스럽긴 마찬가지다. 1000원짜리와 1만원짜리를 구별하지 못하는 지한이에게 경제교육을 시켜야 할지 여부다. 아이에게 벌써 돈을 가르친다는 게 영 탐탁지 않기 때문이다.

요즘 아이에게 용돈을 주는 게 올바른 소비 습관을 키우고 경제교육에도 좋다는 이야기에 용돈을 주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용돈을 어떻게 줘야 할지, 얼마나 줘야 할지 몰라 시행착오를 겪는 부모들도 많다. 이에 어린이 경제교육 전문가인 이티원경제교육센터 황지영 과장으로부터 어린이 경제교육의 필요성과 용돈 교육에 대한 궁금증을 들어봤다.

―요즘 어린이 경제교육에 대한 부모들의 관심이 많다. 어린이 경제 교육이 왜 필요한가?

"선택하는 연습을 시키는 것이다. 마트에 가서 아이가 원하는 걸 사도록 하는 것도 경제교육의 일부다. 엄마는 어떤 게 효용이 높은지 알지만 아이들은 모른다. 직접 체험을 통해 알도록 기회를 줘야 한다. 중요한 건 아이들이 실수를 하더라도 그냥 둬야 한다는 것이다. 실수를 통해 스스로 깨닫도록 해야 한다. 그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마시멜로 이야기'에서처럼 참으면 더 큰 대가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 (마시멜로 이야기는 미국 스탠퍼드대학이 600명의 아이를 대상으로 마시멜로 하나를 준 뒤 먹지 않고 15분을 기다리면 하나를 더 주겠다고 약속한 실험이다. 10년 뒤 사회적응력을 살펴봤더니 15분을 참았던 아이들이 그렇지 못했던 아이들보다 대인관계나 학업 성취도가 더 뛰어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어린이 경제교육을 어떻게 시켜야 하나?

"어린이 경제교육에서는 용돈교육이 가장 핵심이다. 돈을 벌고, 쓰고, 모으고, 나누는 방법을 모두 가르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용돈 교육은 언제부터 시켜야 하나?

"여러 가지 의견들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4~6학년 정도가 적절하다고 하지만 미국은 5~6세 때부터 용돈 교육을 시킨다. 아이들이 물건의 가치를 인식하고, 무엇인가를 선택을 해야 한다는 걸 깨달을 때부터 하는 게 좋다."

―용돈 교육을 위해 먼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

"첫 번째 단계는 예산을 짜는 거다. 엄마와 아이가 필요한 용돈 항목을 각자 쓴 뒤 아이한테 맡길 부분과 부모가 챙겨야 할 부분을 나눠야 한다. 용돈 항목은 학교 준비물·간식·친구생일선물·저축·기부 등으로 최소 5가지 이상 필요하다. 이후 적응 단계를 봐가며 옷이나 책 구입 등 항목을 늘려가면 된다. 용돈 항목에는 용돈으로 사용해야 하는데 못하면 아이가 피해를 보는 항목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학교 준비물인데 아이들이 용돈을 예산과 다른 곳에 사용함으로써 입게 되는 (선생님에게 야단맞게 되는) 불이익을 스스로 경험하고 깨닫도록 해야 한다."

―한 달 주기로 용돈을 주는 게 일반적인데, 적당한 주기가 있나?

"처음 용돈을 주기 시작할 때는 저학년은 1주, 고학년은 2주 주기가 적당하다. 예산과 다르게 충동적으로 용돈을 써버렸을 경우 만회할 기회를 줘야 하기 때문이다. 용돈 주기가 한달이고, 용돈을 다 써버렸을 경우 아이들이 겪어야 할 고통이 크다. 부모님한테 당부하고 싶은 건 용돈 주는 날이 늦어져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엄마가 깜빡했어, 내일 줄게'라는 식으로 해선 안 된다. 회사 월급이 하루라도 늦게 나온다고 생각해봐라. 기분이 어떨지…"

―용돈을 주면서 별도로 심부름값이나 청소값을 주는 게 바람직한 건가?

"기본 용돈은 부모가 주되 추가로 용돈을 본인이 직접 벌어보게 하는 방법도 좋다. 하지만 항목과 대가를 미리 정해둬야 한다. 또 중요한 건 '시험 100점 맞으면 얼마 줄게', '(아이) 방 청소하면 얼마 줄게'처럼 아이 자신을 위한 부문에 대해 대가를 지불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재활용품 정리나 동생 돌보기 등 가족을 위한 일에 대가를 지급하는 게 바람직하다."

―용돈 관리는 어떻게 시키나?

"엄마들이 가계부를 쓰듯이 아이들에게도 용돈 사용 항목을 쓰도록 해야 한다. 단순히 어느 항목에 얼마를 지출했다고 기입하는 건 중요하지 않다. 어디에 얼마를 썼는데 잘 사용한 건지 아이들 스스로 평가하도록 해야 한다."

[전수용 기자 jsy@chosun.com]

출처 : 「등대」
글쓴이 : 풍경하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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