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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스포츠 정신분석학으로 본 내기 심리… 무조건 한국이 이긴다고 거는 당신은?

우야씨의 일상 2010. 6. 21. 20:23

스포츠 정신분석학으로 본 내기 심리… 무조건 한국이 이긴다고 거는 당신은?

입력 : 2010.06.18 03:01 / 수정 : 2010.06.18 03:16

분열성… 분위기 휩쓸리기 싫어해 내기 걸자 하면 시큰둥
현실형… 분석하고 확률 계산하고 예측 안 맞으면 또 분석
자기도취형… 무조건 한국승리에 걸고 극적인 승부 순간만 즐겨
의존형… 혼자서는 결정 못하고 대부분 여럿이 건 쪽에…

한덕현·중앙대 의대 교수(스포츠정신의학 전공)
"어이, 박 대리는 어디에 걸 거야?"

"꼭 걸어야 해요? 한국팀이 승리한다고 밥 먹여주는 것도 아니고, 저는 조금 있다가 야구나 볼래요."

2010 남아공월드컵 한국-아르헨티나전이라는 '빅 매치'를 앞두고, A기업 직원들은 경기결과에 내기를 거는 '빅 이벤트'를 시작했다. 박 대리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자, 회사 내에서 꼼꼼하기로 소문난 김 과장이 은테 안경을 살짝 올리며 한마디 했다.

"아르헨티나는 FIFA 랭킹 7위, 한국은 47위예요. 박지성이 아무리 잘한다고 해도 제2의 마라도나로 불리는 리오넬 메시하고 비교하긴 어렵죠. 기본 전력으로 보나, 선수들로 보나, 저는 아르헨티나가 2대0으로 이기는 데 만원을 걸겠어요."

이 말을 들은 장 부장이 버럭 화를 낸다. "아니 김 과장은 왜 그리 애국심이 없어? 지금 분위기를 봐. 한국인들은 원래 '한방' 터트리는 기질이 있다니깐. 분명히 2골 정도 먼저 넣고 막판에 마무리 골까지 넣으며 3대0으로 이길 거야. 그렇지 않아. 송 주임?"

평소 점심 메뉴도 못 고를 정도로 소심한 송 주임은 그제야 입을 열기 시작한다. "저는 장 부장님 말도 맞는 거 같고, 김 과장님 말도 맞는 거 같고…. 그냥 장 부장님이 거시는 쪽에 같이 걸게요."

‘꼭 한국이 이겨야 하는데….’2010 남아공월드컵 한국-그리스전이 열린 지난 12일 서울 광장에서 한 여성이 두 손을 모아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특히 강팀과의 경기 전, 한국이 반드시 이기는 것에 돈을 거는 사람들은 세상이 날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하는‘자기도취형’이 많다. /이태경 기자 ecaro@chosun.com
월드컵에 '내기'를 거는 사람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여기에도 각자의 성격이 묻어난다. 내기에 참여하지 않고 야구나 보겠다고 하는 박 대리는 '분열성'이다. 이런 성향은 사회 분위기에 휩쓸리는 것을 싫어하며,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싶어한다. 야구를 무척 좋아해서 아르헨티나전 대신 야구를 보겠다는 것일 수도 있지만, '분열성'의 사람들은 '모두가 축구에 환호하니 나는 야구를 보겠다'는 반발 심리가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만약 옆에서 "너 왜 그렇게 삐딱하니?"라고 타박할 경우, 이들은 짜증을 내며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 "그렇게 축구가 좋고, 한국이 꼭 이겨야 할 것 같으면 다들 지금 남아공으로 가요. 가서 메시 다리라도 부러뜨려놓으면, 우리가 이기겠지."

김 과장처럼 FIFA랭킹이나 전력을 따져서 내기를 거는 사람은 '현실형'이다. 모든 것을 꼼꼼히 분석하고 나름의 확률을 계산하고 나서 내기를 거는 것이다. 중요한 건 이렇게 해야 마음이 편안해진다는 점이다. 또한 이들은 돈이나 스코어도 크게 걸지도 않는다. 기껏해야 1대0 아니면 2대0이다. 2002년과 2006년 월드컵 전적과 비교해 0대0이나 1대1 같은 무승부에 걸기도 한다. 만약 결과가 예상과 다르게 나온다면, '내가 왜 틀렸을까'를 나중에 분석하는 스타일이다. 너무 따지다가 못 맞히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많은 돈을 잃지는 않는다.

무조건 한국이 이기는 쪽에 거는 장 부장은 '자기도취형'이다.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내 바람대로 한국이 무조건 이긴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또한 이들은 현실적인 상황보다 손에 땀을 쥐는 극적인 순간을 즐긴다. 한국팀이 골을 넣으면 가장 크게 환호하고, 골을 먹으면 가장 많이 안타까워한다.

그럼 송 주임은 어떤 스타일일까. 이는 혼자서는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결정에 따르는 '의존형'이다. 이들은 대부분 다수가 건 것에, 혹은 전문가나 상사가 거는 것에 따라 건다. 매사 불안감이 크기 때문에 이래야 마음이 편한 것이다.

반면, 내기에서 많이 먹기 위한 '도박'의 심리로 예상되는 전력과는 상관없이 남들이 안 거는 곳에만 돈을 거는 사람들은 축구보다는 내기에만 관심이 있는 부류다. 굳이 분류하자면 '현실형'에 가깝다.
출처 : 「등대」
글쓴이 : 풍경하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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