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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안녕, 게임중독 … 모니터 닫으면 세상이 열린다

우야씨의 일상 2012. 8. 3. 16:36

게임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컴퓨터·인터넷과 결별해야 한다. 사진은 “게임하는 친구들과 연을 끊은 뒤 게임에서 벗어났다”는 서울대 2학년 박인범씨. [사진=황정옥 기자]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게임을 했습니다. 무섭게 빠져들었죠. 하루 이틀 참아보려 해도 다시 컴퓨터를 켜게 됩니다. 부모님은 말할 것도 없고, 제 자신도 게임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 게임 중독에 빠진 신모(14·중2·경기도 수원)군의 후회 어린 고백이다. 독이라는 걸 알면서도 벗어나기 쉽지 않은 게임 중독, 방법은 없는 걸까.


나는 이렇게 끊었다

▶ ID 계정 지우고 인터넷선을 끊다

전교 550명 중 540등. 배준환(20·충남대 휴학 중)씨의 중학교 2학년 2학기 기말고사 성적표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게임에 중독돼 하교 직후인 오후 3시부터 적어도 하루 8시간씩은 게임을 했다는 배씨. 그 탓에 남들이 2~3학년이면 떼는 나눗셈도 4학년 말에나 공부했다. 주말과 방학이면 하루 15시간씩컴퓨터 앞에 앉아있었다. 한 달에 3만원씩 받는 용돈도 게임방비로 썼다. 성적은 곤두박질쳤다.

“2학년 성적표를 받고 나니 인문계 고등학교에 못 가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제야 정신이 들었어요.” 배씨는 그때부터 게임을 끊기로 마음먹었지만 쉬운 일은 아니었다. 공부를 하다가 자신도 모르게 컴퓨터를 켰다. 결단이 필요했다. 모든 게임 ID 계정을 지우고, 인터넷을 끊었다. 어머니(46·전자판매업)에게 용돈을 주지 말라고 했다. 배씨는 “게임의 재미를 아는 사람은 상황이 허락하면 또 게임에 빠질 수밖에 없다”며 “게임 중독에서 벗어나려면 독하게 마음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ID 계정을 없애면 캐릭터를 키우는 데 들여야 할 시간과 노력이 아까워 쉽게 포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게임을 하지 않는 대신 다니던 학원에 부탁해 오후 10시까지 자습실에 남아 공부했다. “컴퓨터할 시간을 원천 봉쇄해야 한다”는 게 배씨의 생각이다.

배씨는 요즘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재수를 결심한 것. 고등학교 때는 성적을 전교 17등까지 올렸지만, 게임 때문에 뒤처졌던 수학이 발목을 잡았다. 이 때문에 수리영역을 반영하는 대학에는 원서조차 내지 못했다. 요즘은 중학교 수학책부터 다시 공부하고 있다. 그는 “게임을 즐기는 당시에는 재미있을지 모르지만, 시간이 지나면 허송세월한 시간이 그토록 아까울 수 없다”며 “자신이 게임 중독이라고 느낀다면 오늘이라도 진로 계획을 생각해 보고, 인터넷선을 끊으라”고 조언했다.


▶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면 안된다

‘공부의 신’으로 활동 중인 서울대 산업공학과 2학년생인 박인범(20)씨도 한때 게임 중독자였다. 학원 쉬는 시간에 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 같은 게임에 재미를 붙인 뒤 집에 가기 전 2~3시간씩은 학원이나 게임방에서 게임을 즐겼다. 저녁식사 후에도 자정까지 컴퓨터 앞에 앉아 있기 일쑤. 중학교에 들어간 뒤에도 독서실 간다는 핑계로 독서실 인근 게임방에서 하루 4~5시간씩 게임에 빠져 살았다. 중학교 첫 시험 땐 반에서 5등을 했지만, 중3 2학기 기말고사에서는 10등 밖으로 밀렸다. 중1 때까지 함께 게임을 했던 친구는 게임을 끊은 뒤 전교 5등 안에 들었다.

이때 받은 자극이 힘이 됐다.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중학교 때 다녔던 독서실과 결별했다. 박씨는 “독서실 주변에는 반드시 게임방이 있다”며 “게임에 빠진 아이가 독서실에 간다는 건 마음 놓고 게임하고 싶다는 얘기와 같다. 친구들과 어울릴 시간을 막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독서실 대신 학교 자습실에서 자정까지 공부했다. 몸이 피곤하면 게임할 시간도 줄어들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한 달 후 금단현상이 왔다. 공부에 집중도 안 되고, 게임 생각만 자꾸 났다. 박씨는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1~2시간은 괜찮겠지’라는 생각을 하면 다시 게임에 빠지게 된다”며 “차라리 친구들과 수다를 떨고, 운동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라”고 말했다. 컴퓨터는 자신의 방에서 퇴출시켰고, 스스로 용돈 기입장을 만들어 부모에게 검사를 받았다.

게임을 끊은 지 6개월 만에 전교 5등 안에 들 수 있었고, 2학년 때는 자연계에서 전교 1등을 차지했다. 박씨는 “게임을 끊고 싶더라도 게임하는 친구들과 어울리다 보면 유혹을 받게 된다”며 “학교 자습실을 사용하고, 컴퓨터를 방에서 퇴출시켜라. 게임을 좋아하는 친구들과는 일정 기간 거리를 두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글=최석호 기자
사진=황정옥 기자

출처: 조선일보

출처 : 「등대」
글쓴이 : 풍경하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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