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지도

[스크랩] 어린이 청소년을 위한 상황별 독서자료 초록 - 자아정체성

우야씨의 일상 2013. 1. 29. 17:01
 

1. 자아정체성


 

청소녀 백과사전

(김옥/낮은산/2006)


  부모들에게 두려움과 떨림의 대상이라는 자녀들의 사춘기. 사춘기는 지켜보는 부모나 겪는 당사자 모두에게 그저 인생의 암흑기에 불과한 것일까. 사춘기를 다룬 일곱 편의 단편이 수록된 이 책은 보는 각도에 따라 사춘기가 생의 다음 단계로 훌쩍 뛰어오르는 구름판일 수 있다는 기분 좋은 힌트를 준다. 아직 덜 다듬어지긴 했어도 생기가 흘러넘치는 사춘기 아이들의 풋풋한 모습이 책장을 덮고 난 뒤에도 빙그레 미소를 짓게 한다.

  표제작 ‘청소녀 백과사전'의 주인공 경은은 “내 나이 올해로 열세 살, 먹을 만큼 먹었다. 마침내 나도 사춘기에 접어든 청소년, 아니 청소녀가 된 것이다! 청소녀의 마음에 대해서는 백과사전 한 권 분량보다 더 많은 지식을 갖게 됐다”고 주장하는 아이다.

  “내가 누구 때문에 이렇게 열심히 사는데”라고 하소연하는데 “엄마가 좋아서 엄마 인생사는 거지. 나는 절대로 엄마처럼은 살지 않을 거야”라고 쏘아붙인다면? <‘야, 춘기야’> “세상 모든 일을 다 알아 버린 것 같다가도 한없이 바보 같은 느낌이 든다”고 토로한다면? <‘착한 아이’>, <‘김마리 이야기’>의 마리는 나훈아를 닮은 새 담임선생님이 오자 “누군가가 방금 사서 상표도 뜯지 않은 새 옷 같은 선생님을 우리에게 보내줬다”며 환호작약하고, 가족신문을 만들어오라고 하자 “우리 가족은 모짜르트를 좋아해서 아침이면 우리 집에는 모짜르트 음악이 울려 퍼진다”고 천연덕스럽게 소설을 쓴다. 예린은 갈색으로 머리를 물들이고 화장품으로 얼굴을 울긋불긋 스케치북으로 만들어 엄마에게 야단을 맞자, 외할머니에게 엄마의 어린 시절 뒷조사를 한다.

  보수적인 어른들이 보면 ‘뭐 이렇게 발랑 까졌어’ 할지도 모르는 아이들, 그러나 우리 주변에 늘 있는 평범한 아이들. 그런 아이들의 속내가 솔직하고 생동감 있게 그려졌다.


 

토미를 위하여

(곤살로 모우레/송병선 옮김/파랑새/2007)


  그란 앙굴란드 청소년 문학상 수상작으로 어른들의 욕망에 눌려 성장을 멈춘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정신적 결핍을 갖고 있는 두 청소년이 음악을 매개로 우정을 쌓고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담은 청소년 소설이다. 이레네는 자신을 천재라고 믿고 피아노를 강제로 가르쳐온 부모님에 대한 원망이 큰 17살 소녀다. ‘윌리엄스 증후군’을 연구하는 의사 아버지를 따라 여름방학 때 시골로 간 이레네는 그곳에서 이 병을 앓고 있는 토미를 만난다.

  ‘윌리엄스 증후군’은 음악적 능력이 매우 뛰어나지만 일상생활에는 아주 서툰 정신 장애다. 이레네는 하모니카 연주를 매개로 토니와 친구가 되고 둘은 음악을 통해 대화를 하고 아픔을 치유해나간다.


 

퀴즈 왕들의 비밀

(E. L. 코닉스버그/이현숙 옮김/보물창고/2006)


  주인공 노아, 나디아, 에탄, 줄리안은 6학년 아이들로, 스스로를 ‘영혼들’이라 부르며 매주 토요일 오후 4시 유래가 깊은 실링턴 저택에 모여 차를 마신다. 그러면서 각자 가진 상처를 우정, 친절, 가족에 대한 이해와 사랑을 바탕으로 극복해간다.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는 것은 물론, 상처 입은 다른 영혼들을 돕는 과정도 함께 이야기한다. 장애로 인한 신체적, 심리적 상처를 지닌 담임선생님에게 친절을 베풀고 퀴즈 대회의 흥미를 안겨줌으로써 자신감을 갖고 세상을 살아가도록 도와준다.

  감동의 이야기를 전하는 동시에, 퀴즈대회라는 형식을 빌리고 있어 자연스럽게 역사, 지리, 사회, 자연에 대한 지식을 얻을 수 있다. 뉴베리 상을 수상한 검증된 작가이면서 화학교사였던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장기를 살려 정보와 재미가 함께 담긴 퀴즈 대회를 배경으로 했다.


올해에 나온 책 중에서 어린이들의 마음과 세계에 대해 이처럼 투명하고 설득력 있게 쓴 책은 없다. 그야말로 환호할 만큼 독창적인 대 걸작이다. -뉴베리 상 위원회-


가장 뛰어난 작품을 쓴 작가에게 씌워 주는 왕관에 박힌 보석 같은 작품.

-미국 학교도서관신문협회-


올린스키 선생님은 퀴즈 대회에 나갈 팀원들을 어떻게 뽑았나? 이 글은 이러한 의문점에서 출발해 이야기의 실타래를 풀어 나갑니다. 하지만 퀴즈 대회 우승은 이 글의 최종 목적이 아니라 하나의 부산물일 뿐입니다.“영혼들은 우승을 향해 가는 동안 한층 더 성숙해진 자신을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결국 자신을 위한 가장 큰 선물이라는 소중한 진리를 깨닫게 됩니다. -저자-


사람들은 누구나 나름대로 크고 작은 상처를 지니고 있습니다. 남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에서 비롯되는 사랑과 우정은 자신의 상처를 극복하는 데 큰 힘이 되지요. 여러분 곁에도 소중한 친구들과 그들의 삶이 담긴 이야기가 늘 함께 있습니다. 주변 사람들과의 인연을 소중히 여긴다면 우리 모두의 삶도 영혼들의 삶처럼 더욱 풍요로워질 것입니다. -이현숙(옮긴이)-


 

너는 쓸모가 없어

(카렌 쿠시맨/배미자 옮김/다른출판사/2005)


  한 고아소녀가 가혹한 시련 속에서도 자신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으며 성숙해가는 과정을 통해 삶에 대한 희망을 전하는 성장소설이다.

  생애 첫 기억이라곤, 동물의 배설물과 음식 찌꺼기와 질퍽한 짚단의 기억뿐인 고아소녀 ‘앨리스’. 이름도, 집도, 엄마에 대한 기억도 없이 오늘도 허기진 배를 움켜잡고 이집 저집 구걸을 다니는 이 소녀 뒤에는 어김없이 짓궂은 사내아이들의 발길질이 기다리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녀에게 눈이 칼날처럼 매서운 산파 ‘제인’이 나타난다.

  산파 제인은 앨리스를 부려먹기만 할 뿐, 혹시라도 자신의 비법을 들키게 될까봐 앨리스를 경계한다. 그러나 엘리스는 제한된 선택과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서 누구의 가르침이나 교육 없이 스스로 내면의 ‘선한 의지’를 찾아 자신을 사랑하게 되고 마침내는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게 된다.

  역사상 가장 ‘어두운 시대’, 중세에 가장 불행하다는 요소를 모두 갖고 태어난 고아 소녀의 성장기를 통해, 힘겨운 인간의 내면에는 그 모든 ‘부정’한 것을 넘어서는 선한 의지가 숨어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자신을 사랑하며 살아가기를 당부하는 책이다.

  자신이 쓸모 있는 존재임을 깨닫고 스스로를 사랑하게 되기까지, 그리하여 포기하지 않는 용기를 얻게 되기까지, 소녀가 헤쳐 가는 잔인한 시간을 작가는 눈물 자국 없이 아주 짧게 끊어지는 문장으로 쓰고 있다.


이러한 무정함이 오히려 독자의 가슴에 더욱 깊은 골을 새기며 서늘한 감동으로 파고든다. 사춘기를 통과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는 중학생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오미환(한국일보 기자)-


출처 : 상처입은 치유자.
글쓴이 : 작은 모래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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