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에게
추운 겨울이 지나가려 한다. 입춘이 지나고 정월대보름이 다가오고 있다.
이제는 비가 와도 바람이 불어도 걱정이 없겠지?
너와 너의 걱정인형들이 잘 지내는지 궁금하네.
어릴 대 나도 사람이 갑자기 나타나면 깜작 놀라기도 하고 무심코 지나가다 혹은
멍청히 앉아 생각하다 다른 사람이 말을 시키면 놀라기도 했는데 너는 할머니께서
주신 걱정인형들 덕분에 걱정을 하지 않고 잠을 잘 수 있었잖아. 인자하고 멋진
할머니가 있는 너가 부럽기도 했다.
나를 이버해주시던 외할머니를 생각나게 하네. 살아계실때 5년 정도 같이 지낸 할머니라
내가 결혼하시는 것을 보고 좋아하셨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돌아가셨는데 빌리 너의
할머니로 인해 나의 외할머니가 생각난다.
걱정을 이야기 할 수 있는 인형, 그 인형의 걱정을 들어주는 인형. 멋지고 예쁜 걱정인형들을
수호천사라고 부르고 싶다.
오늘밤은 걱정을 털어버리고 푹 잘 것 같다.
너와 너의 걱정인형들도 푹 자길 바란다.
수호천사들아 사랑해.
2013년 2월16일
수호천사를 가지고 싶은 순이가.
출처 : 경주책수레
글쓴이 : 천리향(성귀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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