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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가 다른 아이들보다 빨리 글씨를 읽거나, 쓰게 되는 것은 부모로서는 자랑스럽고 기특한 일이 되겠지요. 그러나 다소 완벽하지 않아도 알고 있는 것은 무엇이든 표현하는 유아가 있는가 하면 완벽해지기 전에는 전혀 표현하지 않고 완벽하게 이해한 후에 표출하는 유아도 있습니다. 문의하신 내용으로 보아서는 다소 더디고, 완벽을 추구하는 성향을 지니고 있는 것 같습니다. 조금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도 과하게 신경을 쓰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글을 쓰고 읽게 되는 것은 이전의 많은 사전경험을 필요로 합니다. 우선 책을 좋아하는지 읽고 쓰는데 대한 관심은 있는지 확인해 보세요. 자녀가 이것저것 물어본다고 하니 읽기에 대한 관심은 있는 듯 합니다. 혹시 아무렇게나 끄적거려서는 엄아에게 편지를 썼다고 하지는 않는지요? 글자가 아닌 형태들을 그려 놓고 혼자 마음대로 읽지는 않는지요? 이런 활동들은 유아가 글자라는 것은 써서 읽는 것이고 그것들을 통하여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는 문자언어의 의미와 필요를 인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동화책을 읽어주는 것은 유아가 문자를 읽는 것이 매우 즐겁다는 인식을 유아에게 심어주며, 시간이 지나면서 읽어주는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스스로 읽고자하는 욕구가 높아지게 됩니다. 부모가 책을 읽어주면서 가끔 읽고 있는 행을 손으로 짚어가면서 읽어주면 유아는 글씨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읽는다는 글자에 대한 방향감을 익히게 됩니다.
쓰기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기 위해서 부모가 유아에게 전달해야 할 내용을 편지로 써서읽어 주세요. 엄마(아빠)가 아이를 안고 편지를 읽어주는 분위기는 유아로 하여금 읽기를 즐거운 경험으로 받아들이게 하고 그러한 즐거움을 연장하기 위하여 자신도 편지를 써서 부모에게 보내고자 하는 욕구를 갖게 됩니다.
글자 모양의 변별, 글씨의 모양과 소리를 연결시킬 수 있는 청각의 발달, 글자형태를 쓰는데 있어서의 손가락의 힘과 소근육의 정교함, 눈과 손의 협응력등이 읽고 쓰기를 위한 준비활동들입니다.
이러한 발달을 위해서는 블록놀이라던가 밀가루 점토활동, 구슬 끼우기 등 일반적으로 중요한 유아기의 놀이와 경험들을 충실히 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쓰기를 시키려고 해도 손가락의 힘이 부족하고 정교하게 힘 조절이 안되는 유아는 쓰기에 더 많은 힘이 들어가 쉽게 싫증을 냅니다. 그렇다고 쓰기를 계속 연습시키거나 강요하는 것은 유아로 하여금 지레 쓰기에 염증을 느끼게 하여 오히려 즐거운 쓰기를 방해 합니다. 무의미한 선긋기 역시 유아에게 매우 지루한 활동입니다.밀가루 점토 놀이는 손가락의 힘을 길러주고 구슬끼우기나 블록 놀이는 손가락의 정교함을 길러 줍니다. 이들은 또한 유아들이 매우 좋아하는 놀이이기도 합니다. 일요일에 엄마가 수제비를 하다가 한덩어리 떼어서 주면 그것으로 아이들은 얼마나 즐겁게 놀이하는지 모릅니다. 이를 통해서 창의력도 기르고 손가락 근육도 발달시키게 됩니다.
다소 쓰기와는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한글학습을 위해서는 즐거운 놀이경험과 자신감이 중요한 요인이 됩니다. 자신감이 있으면 문자와 관련한 자신의 경험을 당당히 표출할 수 있고 다른 사람의 인정 또는 상호작용을 통해서 수정해나가고, 문자에 대한 자기의 경험을 좀더 명료화하게 됩니다. 수줍음이 많은 유아라고 하니 더욱 부모의 인정이 필요할 듯 합니다. 유아는 이미 부모가 “내가 잘 못하는” 문자를 가르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으며 “잘 못한다”는 부모의 인식은 유아를 더욱 위축되게 합니다. 이러한 감정이 “엄마의 부재”와 연결되어 부모가 알려주는 글자를 거부하게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직장에 나가면서 자녀와 지내는 시간이 짧아지고, 부모님도 힘이 많이 드시겠지만 짧은 시간이라도 유아를 인정해주고, 부모의 목적이나 가르치고자 하는 의도보다는 함께하는 즐거운 놀이를 통하여 자연스럽게 문자학습을 하게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 합니다. 한글은 특히 익히기 쉬운 글자여서 정상적 발달을 보이는 유아라면 자연적인 발달을 따라간다고 하여도 한글을 익히지 못해 어려운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끼우기 놀이 , 밀가루 점토놀이, 모래놀이, 동화책 읽어주기, 편지 주고 받기 등의 활동들을 유아와 함께 해 보세요. 그리고 유아의 활동에 대하여 지원해 주시고 격려해 주시기 바랍니다.
삼성 아동교육문화센터 - 정진화 선생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