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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부모는 자녀에게 살아있는 교과서다

우야씨의 일상 2011. 9. 29. 19:26

 

참으로 알쏭달쏭한 아이다. 어찌보면 속이 찬 것 같기도 하고 어찌보면 철딱서니 없어 보이기도 하고.

이 아이의 참모습은 어떤 것일까? 지민이를 만난 지 6개월. 우연찮은 기회에 그 아이의 신상기록을 보

게 되었다. 아빠는 박사과정 마치고 엄마는 대졸.

이 정도 가정이라면 생활도 안정이 되어 있을 텐데 무엇 때문에 이 아이는 이렇게 숨 막히는 곳에 갇히

게 된 것일까? 그들과 함께 하기 위해 매 주일 그곳을 찾지만 무슨 죄목으로 들어 왔는지, 가정 환경

어떠한지를 묻기는 쉽지가 않다. 내친 걸음이다 싶어 그 동안 궁금했던 것을 돌려 물었다.

"아빠는 지금 무슨 일을 하시니?"

"택시운전을 하세요."

"왜?"

 박사는 택시운전 하지 말란 법이 어딨겠는가만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영 이해가 안 가 되물었다.

"제가 다섯 살때까지는 아빠가 ○○○○에서 근무하셨대요. 그런데 엉망으로 사셨나봐요. 노름도 하

주식에 투자해서 돈도 날리고, 직장일도 충실히 하지 않아 결국 그만 둘 수 밖없었대요."

 

아빠는 사고종합세트였다. 돈 잃고 직장 잃고 여자문제까지. 가정이 평화로운 날이 없었다.

지겹게 싸우던 부모는 지민이가 초등학교 3학년 때 남이 되었고 지민이는 아빠를 따라나와 엄마와 멀

리 떨어진 곳으로 이사를 하게 되었다. 아빠는 날마다 술에 절어 있었고 일자리를 찾을 생각을 하지 않

았다. 굶기를 밥 먹듯 했다.

그때부터 지민이는 밖으로 돌았다. 밖에 나가 친구들과 어울리다 보면 외롭지 않았고 가끔은 끼니를

때울 수도 있었다. 처음엔 엄마 없는 친구 집에 들어가 라면을 끓여 먹거나 친구가 사 주는 빵을 먹기

도 했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자발적으로 해결할 수 있게 되었다. 남의 물건에 손을 대기 시작

것이다.

 

배가 고파 시작한 도둑질은 차츰 그 범위를 넓혀 갔고 수시로 경찰서를 드나 들었다. 자신보다 약한

아이를 폭행하거나 협박하여 돈을 빼앗는 일도 전혀 겁나지 않았다. 학교는 가는 날보다 빼 먹는 날

많았다. 가 봐야 아는 것도 없고 지민이를 환영하는 생님은 없었다. 학교는 지민이에게 지옥이

름없었다. 결국 지민이는 중학교 2학년을 채 마치지 못하고 퇴학 처분을 받았다. 지민이의 탈선

에도 가속도가 붙었다. 학교마저 그만 두었으니 시간이 많았 모든 것이 자유로웠다. 그러다 소년원

까지 게 된 것이다.

이야기를 마무리하면서 지민이가 한 마디 덧붙인다.

"제가 아빠한테 배운 게 뭐겠어요?"

방탕하고 무질서하게 살았던 아빠에게 아들이 배웠던 건 아빠와 똑같은 무질서와 방탕이었다.

 

교육은 말로 해서 되는 게 아니다. 바른 사람이 되어라. 좋은 사람이 되어라. 백날 잔소리한다고 자식이

모 말대로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부모는 자식에게 살아있는 교과서다. 자식이 그리 되길 바란다면 부

모부터 모범을 보여야 한다. 내 자녀가 이렇게 살았으면 좋겠다, 하는 바람이 있다면 그대로 살면 된다.

아이들은 부모가 사는 대로 따라 살 테니까.

 

오랜 세월 방황하던 지민이 아빠는 2년 전, 박사학위와는 아무 관계없는 택시 운전사가 되었다. 형편이

좋아진 건 아니지만 지민이는 성실히 살려고 노력하는 아빠가 고맙다고 했다. 지민이 역시 공부에 매진

하여 검정고시에도 합격하고, 보다 나은 미래를 꿈꾸며 열심히 생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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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내남없이
글쓴이 : 굄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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