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지도

[스크랩] 성인을 위한 상황별 독서자료 초록 - 마음의 상처에 대한 이해

우야씨의 일상 2013. 1. 29. 17:06
 

2. 마음의 상처에 대한 이해


2.1 성장의 아픔


 

마린을 찾아서

(유용주/한겨레신문사/2002)


  한겨레신문에 연재됐던 ‘유용주의 노동일기’가 제목을 바꾸어 출간된 책이다. 새 제목에 붙게 된 ‘마린’은 이성에 눈을 뜬 주인공이 짝사랑의 대상이었던 여대생에게 붙여준 별명이다. 이 책은 작가 유용주가 중국음식점 심부름꾼 노릇을 시작한 열네 살 어린 나이부터 노동으로 헤쳐 나간 십대 후반을 기록한 자전적 성장소설이다.

  뼈저린 가난 때문에 어린 나이에 거친 세상으로 던져졌던 어린 아이가 청년으로 성장하기까지 겪어야 했던 혹독한 노동과 삶을 힘차면서도 섬세한 필치로 실감나게 담아내고 있다. 14살의 어린 나이로 중국집 명월각에서 새벽부터 밤까지 중노동에 시달려야 했던 아이, 대전에서의 식당일, 자전거 배달, 트럭운전사 조수노릇, 빵공장일, 서울로 도망쳐 금은방에서 보석세공 조수노릇 등을 거치면서 열네 살의 소년은 어느덧 청년으로 성장한다.

  이렇듯 이 작품은 어린 화자가 경험하는 잡다한 노동과 이를 중심으로 형성되는 밑바닥 삶의 애환을 도드라지게 그려낸 전형적 노동문학이다. 이 책에는 성장기의 아픔들이 풍성한 어휘와 서러우면서도 따뜻하고 익살스런 필치로 흥미롭게 기술돼 있다.


 

외딴방

(신경숙/문학동네/1999)


  아픔과 상처로 얼룩진 또 하나의 괄목할만한 성장 기록이다. 작가는 1963년 1월 전라북도 정읍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 6학년 때 겨우 전기가 들어올 정도의 시골에서 농부의 딸로 태어나 열다섯 살에 서울로 올라오게 되고 구로공단 근처에서 전기회사에 다니며 서른  일곱 가구가 다닥다닥 붙어사는 ‘닭장집’에서 큰오빠, 작은오빠, 외사촌누이와 함께 한 방에서 살았다. 공장에 다니며 영등포여고 산업체 특별학급에 다니다 최홍이 선생님을 만나 문학 수업을 시작하게 된다. 컨베이어벨트 아래 소설을 펼쳐 놓고 보면서, 좋아하는 작품들을 첫 장부터 끝 장까지 모조리 베껴 쓰는 것이 그 수업 방식이었다. 그 후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한 뒤 문예지 신인 문학상을 받으며 정식으로 등단했다.

  이 작품은 작가 신경숙의 이와 같은 개인사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작가 자신이 몸으로 겪은 바를 나직한 목소리로 들려준다. 고향을 떠나 대도시에 나와서 아픔과 고통 속에서 성장을 거듭해간 사람들의 삶을 형상화해내고 있다. 한 시대에 대한 ‘찬란한’ 증언이다.


 

천재가 될 수밖에 없었던 아이들의 드라마

(앨리스 밀러/권혜경 옮김/권혜경음악치료센터/2002)


  아이는 부모라는 거인으로부터 생존을 보장받기 위해 정말 힘든 삶을 살고 있다. 부모에게 사랑 받고 인정받기 위해 자신의 참자기를 버리고 성취에만 매달리게 되면서 과대망상과 우울증을 겪게 된다. 자기보다 약한 사람을 무시하고 경멸하는 성향은 자신이 부모로부터 겪었던 아동기의 무력감과 굴욕감을 회피하고자 하는 데서 기인한다. 이런 상처들을 발견하고 치유하지 않으면 그것은 고스란히 다음 세대로 옮아가 악순환을 거듭하게 된다. 이 책에서 지은이는 우리가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던, 조금도 의심하고 싶지 않았던 우리의 과거에 대해 침착하게 도발을 한다.

  아동학대의 악순환, 변태성욕, 우울증과 과대망상, 이와 같은 정신적 장애 현상은 왜 끊임없이 일어나는가. 현대 심리치료 분야의 고전으로 불리는 이 책은 우리 개개인 그리고 우리 사회 전반에 깔려 있는 문제들에 대한 원인과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한다. 또한 날카롭고 사고의 전환을 요구하는 이 책은 자기애적인 부모들이 어떻게 자기 아이들의 삶을 형성하고 또 피폐하게 만들 수 있는지 보여준다. 이 책은 독자들이 자신들의 진정한 욕구와 진실을 발견함으로써 자신들의 삶을 교정해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2.2 어른들의 무지와 몰이해


 

학대받는 아이에서 학대하는 어른으로

(낸시 벤뱅가/문종원 옮김/생활성서사/2003)


  이 책은 정서적 학대를 받으며 자라 온 지은이 자신의 경험을 반영하고 있다. 정서적으로 학대를 받고 있는 어린이 문제에 대한 심각한 각성과 이를 치유하기 위한 방법들을 일러주고 있다. 지은이가 신체적 학대나 성적 학대가 아니라 정서적 학대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정서적 학대가 ‘모르고 지나치기 쉬운 학대’의한 유형이기 때문이다. 이런 학대로 받은 상처는 보이지 않기 때문에 몇 년 동안이나 드러나지 않고 계속될 수 있다. 그러나 만일 그 보이지 않는 상처가 치유되지 않는다면 그 어린이는 성인이 되어도 학대를 받는 사람이 되거나 학대를 가하는 사람이 되는 악순환이 계속해서 일어난다.

  이 책은 부모로서의 자신을 돌아보고 몸과 마음이 좀 더 건강한 아이들을 키우고자 하는 이들을 위해, 그리고 이미 자신이 정서적 학대로 얼룩진 경우라면 그 상처를 치유하고 예방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해 마련되었다.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 사례들을 들어 이야기를 하고 있어 이해가 쉽다.


2.3 생활 속의 상처


 

피해의식의 심리학:피해자의 역할에서 벗어나는 법

(야야 헤릅스트/이노은 옮김/양문/2005)


  사람들은 늘 ‘왜 나는 이런 거지?’라고 불만을 호소하지만, 그 불만이 피해의식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은 깨닫지 못한다. 불만족, 자기비하, 시기심, 열등감, 우울증, 열패감… 이는 모두 피해의식이라는 큰 범주에 묶이며, 현대사회 인간들에게 보편적으로 한두 개씩 잠재한 요소들이다.

  과거의 상처와 절망감에서 생긴 이들 피해의식은 자신의 책임을 남에게 떠넘기고, 늘 자신이 피해자라는 생각 속에 불만으로 가득 차 있다. 책은 세상을 탓하고 환경을 탓하는 이러한 ‘피해자의 역할’을 넘어설 수 있는 방법들과 구체적 피해의식에 대한 심리분석 등을 다루고 있다. 지은이는 심리치료사이자 상담사이다.


 

네 마음을 보여 줘

(박현경/문이당/2006)


  2001년 등단한 소설가 박현경의 첫 단편집으로 상처받은 영혼들의 아픔을 드러내는 동시에 그 상처를 감싸 안고 극복해 가는 과정을 그린 열편의 소설이 실렸다. 탄탄한 서사 구조와 구체적이면서 유려한 묘사가 돋보인다.

  지은이는 가족의 유대감을 허무는 부부간의 무관심이나 배우자의 외도, 부모 자식간의 끈끈한 혈연관계를 망각하는 일련의 행위, 여성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남성의 모습 등을 통해 우리가 간과하고 망각하며 사는 것들을 개인의 삶 차원에서 사회로 끄집어낸다.

  ‘우연한 사고’라 여겼던 것들은 사실 사회적 메커니즘으로 인해 필연적으로 발생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며, 이것이 ‘나락 같은 구덩이’, ‘뚜껑 열린 맨홀’, ‘끔찍한 생의 구멍’이 되어 도처에서 우리에게 상처를 입히는 흉기라는 것이다.


유치원생 쌍둥이 아들 둘을 기르며 단란한 가정을 꾸려 가는 30대 주부인 나는 이웃집에 이사 온 젊고 활달한 소영과 친하게 지내게 된다. 나는 시간이 갈수록 소영이 내 집 내 식구들 속으로 깊숙이 들어오는 것을 느끼게 된다. 한편 나는 요절한 선배의 습작을 가로채어 신춘문예에 응모하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힌다. 크리스마스이브에 몸이 아파 누워 있게 된 나는 아이들과 함께 파티에 같이 가고 싶어 하는 소영에게 그렇게 하라고 한다. 그날 모차르트의 레퀴엠이 하이든의 것을 표절한 것이라는 줄거리의 선배의 소설을 표절하여 낸 것으로 신춘문예에 당선되었다는 연락을 받는다. 그리고 크리스마스 파티가 끝나고 다정한 모습으로 같이 걸어오는 그녀와 남편, 아이들의 모습을 보게 된다. -<도둑중에서>-


삶에서 상처받은 가련한 이들의 아픔을 작가 특유의 섬세한 감각으로 그려 내면서, 그 아픔을 순수하고 아름다운 영혼의 빛으로 치유함으로써, 진정 인간다운 삶이 무엇인지를 깨우쳐 주고 있다. 더불어 그런 내용을 탄탄한 서사 구조와 구체적이면서 유려한 묘사, 절제된 어조로 형상화하고 있다. -문흥술(서울여대 국문과 교수, 문학평론가)-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류시화/오래된미래/2005)


  힐링 포엠(Healing Poem, 치유의 시)을 주제로 시집으로 이 힐링 포엠은 21세기에 들어와 서양의 여러 명상 센터에서 마음을 치유하기 위한 한 방법으로 ‘시’라는 도구를 사용하면서 새롭게 등장한 장르이다.

  한 편의 좋은 시가 보태지면 세상은 더 이상 전과 같지 않다. 좋은 시는 삶의 방식과 의미를 바꿔 놓으며, 자기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세상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시는 인간 영혼으로 하여금 말하게 한다. 그 상처와 깨달음을. 그것이 시가 가진 치유의 힘이다. 우리는 상처받기 위해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기 위해 상처받는 것이다.

  고대 이집트 파피루스 서기관에서부터 노벨 문학상 수상자에 이르기까지 41세기에 걸쳐 시대를 넘나드는 유명, 무명 시인들의 시가 포함되어 있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여인숙과 같다. 매일 아침 새로운 손님이 도착한다. 기쁨, 절망, 슬픔 그리고 약간의 순각적인 깨달음 등이 예기치 않은 방문객처럼 찾아온다. 그 모두를 환영하고 맞아들이라 설령 그들이 슬픔의 군중이어서 그대의 집을 난폭하게 쓸어가 버리고 가구들을 몽땅 내가더라도 그렇다 해도 각각의 손님을 존중하라. 그들은 어떤 새로운 기쁨을 주기 위해 그대를 청소하는 것 인지도 모르니까. 어두운 생각, 부끄러움, 후회 그들을 문에서 웃으며 맞으라. 그리고 그들을 집안으로 초대하라. 누가 들어오든 감사하게 여기라. 모든 손님은 저 멀리에서 보낸 안내자들이니까. -<여인숙:잘랄루딘 루미>-


삶을 하나의 무늬로 바라보라. 행복과 고통은 다른 세세한 사건들과 섞여들어 정교한 무늬를 이루고, 시련도 그 무늬를 더해 주는 색깔이 된다. 그리하여 마지막 순간이 다가왔을 때 우리는 그 무늬의 완성을 기뻐하게 되는 것이다. -<영화 아메리칸 퀼트:휘트니 오토>-


 

수다가 사람 살려

(오한숙희/웅진닷컴/2004)


‘하고픈 말은 하고 살자’를 좌우명으로 삼는 여성학자 오한숙희가 ‘쓸데가 너무 많아서 사람까지 살리는 말, 수다’를 치유적 화두로 삼아 낸 책이다.

  지은이는 지난 10년 동안 방송과 강의, 상담을 통해 사람들을 만나면서 수다가 갖고 있는 치료능력을 발견했다고 말한다. 이 책은 이 같은 현장 경험을 토대로 생각해낸 ‘수다요법’, 이른바 ‘오한숙희식 수다론’이다.

  책은 ‘억압-왜곡-발설-소통-연대’의 단계로 수다치유의 단계를 체계화하고 이를 사람들의 삶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들을 소개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10여 년의 현장 경험에 바탕을 둔 풍부한 사례와 더불어 지은이 자신의 어머니를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를 실어 보다 생생하게 수다를 통한 치료와 소통의 현장에 다가갈 수 있게 했다.


출처 : 상처입은 치유자.
글쓴이 : 작은 모래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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