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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외국어로 영어 배운 사람이 원어민보다 영어교사 적합”

우야씨의 일상 2008. 11. 20. 19:19

“외국어로 영어 배운 사람이 원어민보다 영어교사 적합” [중앙일보]

영국 응용언어학 대가 데이비드 그래돌
5, 6세 무렵 조기 교육보다 왜 배우는지 아는 게 중요

 

“일찍부터 영어를 가르친다고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 원어민 교사도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이런 주장을 영국의 유명 응용언어학자가 내놓았다. 데이비드 그래돌(55·사진). 1990년대 중국·인도·중남미의 영어 교육을 연구하며 각국의 영어교육정책 수립에도 영향을 미친 인물이다. 전세계 110개국에서 운영되는 비영리 공공기관인 영국문화원의 의뢰로 영어의 미래도 연구해왔다.

그런 그가 지난달 29~30일 열린 ‘21세기 영어교육 정책 국제 심포지엄’ 참석차 한국에 왔다. 영국문화원·교육과학기술부·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국가 언어 전략 수립에 도움을 받고자” 공동 개최한 행사다.

그를 서울 신문로에 있는 영국문화원에서 만났다. 그는 “여기서 말하기에는 도발적인 발언일 수 있으나 원어민에게만 의존해서 성공한 국가는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래돌은 “가장 좋은 교사는 학생들처럼 영어를 외국어로 배운 경험이 있는 이”라며 “영어교육에 성공한 나라들은 공통적으로 교사에 대해 아낌없는 지원을 했다”라고 전했다. 원어민이 아니라도 교수법을 끊임없이 향상시키는 우수 교사들이 가르치면 아이들이 영어로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돌은 또 “영어를 접할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은 좋지만 5~6살부터 영어를 억지로 가르치다 보면 아이들이 의욕을 잃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영어를 왜 배워야하는지 자연스럽게 깨달았을 때가 영어 교육에 가장 좋은 때”라고 밝혔다.

그의 이런 발언은 요즘 영어 교육 추세와 어긋나는 주장처럼 들리기도 한다. 영어유치원과 영어몰입 초등학교가 인기를 끌고, 국어·국사 등만 제외하면 수업을 영어로 진행하겠다는 국제중학교가 태동하는 상황에서 말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오히려 반대다. 그래돌은 2006년 출간한『잉글리쉬 넥스트(English Next)』라는 책에서 “‘영어는 외국어’라는 개념이 사라질 것”이라고 예언했다. 전 세계적으로 영어를 처음 접하는 연령이 갈수록 낮아지고, 수학과 과학 등 다른 과목까지 영어로 수업을 하는 추세도 이미 책에서 지적했다.

결국 그래돌은 영어의 영향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각국이 원어민에 의존하거나 영어를 억지로 가르치기보다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영어 교육 역량을 키울 것을 제안하는 셈이다. 그는 “수학이나 과학을 영어로 가르치는 것은 성공 가능성이 높긴 하지만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라며 “2~3년 안에 결과를 내려하기보다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이어지는 교육을 20~30년간 장기적으로 해야만 성과를 얻을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그는 다양한 교수법 개발을 당부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영국에서는 외국어를 가르칠 때 컴퓨터로 외국 학생들과 원격회의를 할 수 있게 합니다. 그러면 학생들이 외국어를 흥미로워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백일현 기자

출처 : 「등대」
글쓴이 : 풍경하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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